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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노트

펩시티셔츠 입었다고 정학처분? 책<슈퍼브랜드의 불편한 진실>

by 이야기캐는광부 2010.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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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시 티셔츠입고 학교갔다가 정학처분?
도대체 무슨 소리냐 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 그런 일이 1998년 미국 조지아 주 그린브리어 고등학교에서 있었다고 한다. 문제의 발단은 코카콜라 공모전이었다. 당시 코카콜라는 '학생들에게 무료로 쿠폰을 나눠주는 전략을 짜보라'는 주제로 공모전을 열고 있었다. 최우수 작품에 걸린 상금은 500달러.




그린브리어 고등학교 학생들과 선생님들은 이 공모전에 참여하면서 자체적으로 코카콜라의 날까지 지정하는 열의를 보였다. 어느 날은 전교생이 코카콜라 티셔츠를 입고, 코크(COKE)라는 글자모양을 만들어 사진을 찍었다. 더불어 코카콜라 경영진을 초청해 강연을 열기도 했다. 그야말로 코카콜라의, 코카콜라를 위한, 코카콜라에 의한 날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런 축제(?)의 분위기를 산산조각내버린 용감한 학생이 한명 있었다. 그날 유일하게 펩시티셔츠를 입고 온 마이크 캐이런이 그 주인공이다. 졸업반이었던 그는 그날로 즉시 정학처분을 받았다. 당시 교장이었던 글로리아 해밀턴의 말이 가관이다.


"코카콜라의 날에 펩시 옷을 입었다고 학생을 정학시킬 수 있느냐고 말이 많은 건 저도 압니다. 단순한 교내 행사였다면 그냥 넘어 갈 수도 있었겠죠. 그런데 지사장님도 와 계시고 애틀랜타 본사에서 오신 분들도 있었어요. 학교에 중요한 손님이 오신다는 것쯤은 학생들도 알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나오미 클라인의 책 <슈퍼브랜드의 불편한 진실>에 나오는 이야기다. '코카콜라'라는 슈퍼브랜드가 대학교 캠퍼스까지 침투하여 불편한 사건을 만들어낸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그렇게 중요한 자리에, 그렇게 중요한 분들이 왔는데 마이크 캐이런이라는 학생이 그 행사를 보기좋게 망쳐버린 이 사건. 단순 경고로 끝날 수 있었을 일을, 단지 '코카콜라'라는 큰 회사의 행사자리였다는 이유만으로 그 학생에게 정학처분이라는 징계를 내리고 만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 사건은 단순한 해프닝이고, 학교측에서 충분히 징계를 내릴 수 있는 일이라고 수긍하고 넘어 갈 수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이 여기서 부터이다. 그냥 구두경고로 넘어갈 수도 있었던 일에 '코카콜라'라는 슈퍼 브랜드가 끼여 있었기에 정학처분으로까지 확대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마이크 캐이런'이라는 한 학생의 정학처분에 '코카콜라'라는 슈퍼브랜드가 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기때문이다. '정학처분'이라는 판단은 학교측에서 하는 거지만, 여기에 힘을 실어주었던 건 슈퍼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보이지 않는 힘(부정적인 의미에서)때문이었다. '코카콜라'라는 거대 브랜드의 행사자리였다는 사실만으로 그 학생은 부당한 처우를 받았다.

슈퍼브랜드의 힘이 이정도 쯤이라면 그냥 넘어갈 수 도 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면 이야가가 달라진다. 그린브리어 고등학교에서 일어난 이 사건은 '슈퍼브랜드의 불편한 진실' 가운데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하기때문이다.

학교안에서는 일어나는 일에 브랜드가 미치는 힘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인데, 이 사회에 미치는 슈퍼브랜드의 힘은 얼마나 클까? 그리고 슈퍼브랜드때문에 피해를 당하고 있는 사람은 비단 그 학생만이 아니다.  슈퍼브랜드들로 인한  세계 곳곳의 피해사례가 이 책 속에 있다.

슈퍼브랜드안에 감춰진 부정적인 모습을 확인하려면,
700여페이지에 가까운 불편한 두께의 책, <슈퍼브랜드의 불편한 진실>을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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