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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 장 지글러 지음 / 유영미 옮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 장 지글러 지음 / 유영미 옮김

이 책은 유엔식량 특별조사관인 아빠와 아들간의 심각한(?) 대화로 전개된다. 그 대화들은 저자인 지글러가 다음 세대에게 보내는 간절한 메세지이자 기아문제를 안고 있는 빈곤국가의 식량산업을 착취하고 지배하는 몇몇 선진국들 그리고 무한경쟁으로 치닫는 신자유주의의 물결에 띄우는 경고장이다. 

'2005년을 기준으로 10세 미만의 아동이 5초에 1명씩 굶어 죽어 가고 있으며, 비타민 A부족으로 시력을 상실하는 사람이 3분에 1명 꼴이다. 그리고 세계인구의 7분의 1에 이르는 8억 5,000만명이 심각한 만성적 영양실조 사태에 있다.' -18p -

 기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 그리고 각종 구호자선단체들이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지원받는 식량과 자금은 세계곳곳의 생명들을 모두 살려내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미국에서는 남아도는 식량을 자국의 농업을 보호하기 위해 폐기처분 한다. 농산물 및 기타 식품 수출로 돈을 버는 다국적 기업들은 빈곤국가에게 식량을 비싼 값으로 팔아 넘긴다. 남는 식량을 기아문제를 앓고 있는 빈곤국가에 나누어주고 저렴한 가격으로 수출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이윤을 극대화시키고자 하는 신자유의의 경제에서는 어림없다.


 저자는 기아의 문제를 경제적 기아와 구조적 기아로 구분하며 각각의 사례를 제시하고 해결책을 진지하게 모색한다. 경제적 기아는 일과성을 띈 경제위기로 발생하고, 구조적 기아 한 국가의 취약한 인프라로 인해 일어나게 된다. 특히 구조적 기아문제가 심각하다. 급수설비나 도로와 같은 인프라를 갖추거나 자급자족할 수 있는 식량생산에 이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생명체가 굶주림에 그대로 방치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생명체중 유일하게 타인의 아픔을 느낄 수 있는 인간에게 거는 저자의 희망은 크다.

 1970년 칠레 대통령 아옌데는 선거공약에 따라15세 이하의 모든 어린이에게 하루 0.5리터의 분유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했다.당시 칠레는 높은 유아사망률을 기록하고 있었기에 꼭 필요한 정책이었던 것이다.

아프리카 '브리키나소'의 대통령 상카라는 '자주관리정책'을 통해 4년만에 자국민들이 자급자족 할 수 있는 식량 생산 인프라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철도건설, 인두세 폐지, 토지의 재분배를 통해 국민들이 걱정없이 농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그가 느낀 좌절도 컸다.

 아옌데의 분유 무상제공 정책은 커피와 우유를 주품목으로 하는 네슬레의 음모로 제제를 받았다. 나중에 대통령궁은 CIA와 결탁한 군인들의 습격을 받고 결국 아옌데는 살해당하고 말았다.

 상카라 또한 비극의 주인공이었다. 그의 개혁정책은 주변 가봉, 토고와 같은 주변국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지만 이들을 손아귀에 쥐고 있던 프랑스의 심기는 불편했다. 급기야 동지이자 참모였던 콤파오레에 의해 그또한 살해당하고 말았다.

 이러한 좌절속에서도 부단히 우리들의 가슴에 호소한다.

 '소수가 누리는 자유와 복지의 대가로 다수가 절망하고 배고픈 세계는 존속할 희망과 의미가 없는 폭력적이고 불합리한
   세계이다.'-

 '배고픔의 숙명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세계에서 두번째로 가난한 나라라도 말이다.부족한 것은 연대감이며, 국제 공동체로부터 도움을 받고자 하는 진짜 의지이다.' -176p-

 '그러나 인도적인 도움은 절대적인 중립, 보편성, 독립성을 요구한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고통 받는 인간의 필요를 겨냥한 것이어야지, 결코 한 국가의 필요에 따른 것이어서는 안된다.'  - 180p-



 필자가 이등병 100일 휴가를 나와 집에 내려왔을 때 어머니는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먹을 것을 내오셨다. 휴가를 나오기 전 날 밤 먹고싶은 음식 리스트를 작성하느라 잠 못이루었던 추억이 생생하다. 피자, 통닭, 짜장면, 갈비, 초밥 등 음식의 이름을 정성스레 적어 내려 갈 때마다 행복했다.

 이러한 작고 소박한 행복을 누릴 권리가 인간 모두에게 있다고 생각했다.

                                    앙상한 4살 소녀가 병원에서 몸무게를 재고 있다.ㅜ

  • 안녕하세요. PC를 끄려다가 마지막으로 글 남깁니다. 책에 대한 글을 많이 쓰시는 모습에 생각이 난게 있어요. 20대 컨셉력에 목숨을 걸어라. 라는 책에서 저자 분이 책에 대한 서평을 자주 써 보라고 권했었거든요. 낙천적 실천가 님 블로그 구독하면서 그 생각이 나네요. 앞으로 좋은 열매가 맺힐 거라 생각합니다. ^^

    • 넵 스케치님 감사합니다.^^ 아직 서평이라고 하기엔 부족하지만 점점 모습을 갖춰나가려구요,,,요즘엔 책에 대한 비평보다는 긍정적으로 쓰려고 하는데,,,어떤 책의 부족한 점도 발견할 수 있는 눈을 키울 수 있으면 좋겠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