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노트

부의금 봉투를 편지로 알았던 한 아이의 이야기-<TV동화 행복한 세상 >속 글한편

by 이야기캐는광부 2009. 12. 2.
반응형


<TV동화 행복한 세상 >속 글한편  '가장 값진 이별 선물'을 읽다가

 


위 책에 실려있는 글 '가장 값진 이별 선물'속 장면이다. 아버지의 장례식이 끝나고 집안 남자들이 부의봉투를 정리하다가 울기 시작한다. 돈이 아닌 편지 한 통이 담긴 봉투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과연 누가 부의금대신 정성스런 편지를 써 넣은 것일까?

 주인공은 여섯살배기 손자였다. 어른들이 흰 봉투를 상자에 집어 넣는 것을 보고 모두들 할아버지께 편지를 쓰는 줄 알았던 모양이다. 때로는 아이의 때묻지 않은 순수함이 크나큰 감동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이 이야기가 실린 글 일부를 여기에 옮겨 보았다.

큰 형부는 눈물을 글썽이며 봉투를 건네 주었습니다. 그것은 큰 언니의 아들인 여섯 살배기 종혁이가 아버지에게 쓴 편지였습니다. 이제 막 글을 깨치기 시작한 조카가 쓴 편지여서 맞춤법은 엉망이었지만
진심은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할라버지 사랑해요.'

그날 저녁, 조카의 편지는 온 가족을 또 한번 울렸습니다. 무사히 장례를 마치고 저마다 안정을 찾아 갈 무렵 종혁이에게 그 편지에 대해 물었습니다.

"종혁아, 너 할아버지한테 편지는 왜 쓴 거니?

"어른들이 전부 상자에 편지를 넣잖아요. 그래서 저도 할아버지 보라고 편지를 쓴 거에요."

 부의금을 넣은 부의 봉투가 순진무구한 조카의 눈에는 할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로 보였던 것입니다.

 - 책에 실린 글 '가장 값진 이별 선물'中에서 -


 

문득 부의봉투에 돈도 좋지만 고인에게 보내는 편지 한통을 함께 집어 넣는 문화가 생겨난다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부의금 상자일 때는 우리를 눈물짓게 하지만, 편지가 수북히 쌓인다면 따뜻한 감동이 있는 우체통이 되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