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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독서노트(18)시를 읽는 오후, 도로시 파커 책을 물흐르듯이 고른다. 어떤 책을 읽으면 글쓴이에 대한 관심이 생긴다. 최영미 시인의 시집를 읽고 작가의 다음이야기가 궁금했다. 그녀가 책를 내놨다. 생의 길목에서 만난 마흔 네편의 시가 담겨있다. 한번쯤 들어본 외국 시인의 시를 소개하고 있다. 유명 외국시인의 시를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었다. 원문으로 읽지 못하고, 한글 번역본을 읽는데도 가슴에 사무쳤다. 시인은 국적을 막론하고 사람의 가슴을 두드리는 신비한 힘을 지녔다. 아일랜드 태생의 서정시인 토마스 무어. 우울증과 자살기도로 평탄치 삶을 살았던 여류 시인 도로시 파커. 이 두시인이 쓴 시가 마음을 울리고, 때로는 서글프게 만든다. 삶의 진실을 꿰뚫어 본 듯 한 시구가 강렬하다. 마지막 여름 장미 / 토마스 무어(1779~1852) 마지막 여름 .. 2018. 1. 27.
2018 독서노트(17)문학동네시인선100 기념티저 시집 "너의 아름다움이 온통 글이 될까봐." 문학동네시인선100 기념티저 시집이 나왔다. 컴백을 앞둔 아이돌 가수들이 티져영상을 내놓으면서 복귀를 알리듯이, 문학동네는 앞으로 소개할 시인들을 모아 시집 한권으로 펴냈다. 시집은 적당한 크기와 높이, 깊이, 가벼운 무게를 지니고 있어서 좋다. 어려운 전공서적처럼 두껍지도 않고, 백과사전처럼 무겁지도 않다. 가방속에 많은 자리를 차지하지 않으면서, 넓은 언어의 바다를 품고 있다. 가르치려들자도 않고, 머리아픈 수학공식도 없다. 다만 천천히 음미하며 스며들게 할 뿐이다. 스스로를 뽐내지 않고, 그저 말을 건다. 행간의 침묵은 많은 생각이 깃들게 한다. 시집은 삶을 연주하는 거대한 오케스트라단을 이끌고 있는 것 같다. 이 시집에는 시인마다 1편의 시와 1편의 산문을 .. 2018. 1. 14.
2018 독서노트(16)한국의 전통문양 임영주의 책. 학, 거북이, 용, 백호, 까치, 잉어 …. 우리나라의 전통문양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장수와 길함, 상서로움을 담고 있는 우리 전통문양들을 넣어 도자기, 연적, 화병 등 다양한 예술작품으로 승화시켰던 선조들의 솜씨. 존경스럽다. 아름답다. 잠은 오고, 벌써 일요일인 밤. 그냥 책속에 나온 전통문양 사진을 몇 장 남겨본다. 참 예쁘고, 앙증맞고, 화려하고, 아름답고, 흐뭇하다. 2018. 1. 14.
2018 독서노트(15) 서른, 잔치는 끝났다 이렇게 와닿는 제목이 있을까. 최영미 시인의 시집. 나는 잔치가 끝난 줄 모르고 있었다. 시을 어디서 많이 봤다했더니 작가의 시였다. 자취하면서 순대국밥을 즐겨먹는 나는 이 시에 격하게 공감했지. 시인은 시를 쓰는 게 아니라. 시를 정성껏 차려준다. 우리들에게 풍성한 음식이 가득한 밥상인냥. 그걸 받아든 나는 고시원 방바닥에 앉아 찬밥을 캄캄한 목구멍으로 밀어넣을 때처럼 울컥하며 시를 삼킨다. 뜨거운 순대국밥을 먹어본 사람은 알지혼자라는 건실비집 식탁에 둘러앉은 굶주린 사내들과 눈을 마주치지않고 식사를 끝내는 것만큼 힘든 노동이지 고개숙이고순대국밥을 먹어본 사람은 알지들키지 않게 고독을 넘기는 법을소리를 내면 안돼수저를 떨어뜨려도 안돼 서둘러순대국밥을 먹어본 사람은 알지허기질수록 달래가며 삼켜야 해체하지.. 2018. 1. 11.
2018 독서노트(14)앙드레 케르테스, 길 잃은 구름 1937 길 잃은 구름, 뉴욕(1937) 케르테스가 분류 목적으로 붙이는 캡션(날짜, 장소, 이름 등)이에외 자기 작품에 이런 식의 적당한 제목을 붙이는 일은 흔치 않았다. '길 잃은'일나느 말이 구름에 개인적이고 감정적인 차원을 부여한다. 이 사진은 몽파르나스의 예술적인 우애로부터 멀어지고, 직업적으로 시달리고, 자신의 뿌리로부터 단절되는 등, 케르테스 자신이 겪고 있는 혼돈에 대한 알레고리로 볼 수도 있다.-열화당 사진문고 앙드레 케르테스 편에서 발췌- 사진작가 앙드레 케르테스(1894-1985)의 작품중에서 유독 저 이 끌리는 까닭은 무엇일까. 아마도 살면서 몇 번 마주치는 저 구름과 같은 상태때문이리라. 건물에 막혀 나아가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을 주지만, 결국 저 구름은 흘러갈 것이다. 아니면 우주로 훌훌.. 2018. 1. 9.
2018 독서노트(13)잡지 beouk 부엌, 느린 빵에 대하여 비닐로 덮힌 새 잡지를 뜯을 때 나는 냄새. 와인병을 딸 때의 와인향만큼이나 은은하게 콧구멍을 휩싸고 돈다. 요새 별별 잡지를 다 읽는다. 이번에 읽은 잡지는 'beouk(부엌)'이다. 주제는 'SLOW BREAD'. 슬로우 브레드. 느리지만 신선한 재료로 직접 만들어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눠 먹으며 삶의 소소한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빵. 그런 빵이란 생각이 들었다. 나는 물론 나의 배고픔을 해결하기위해 빵을 먹는다. ^^; 내가 빵을 즐겨먹기 때문에 이 주제보고 냉큼 집어든 잡지다. 잡지를 보면서 느낀 점은 참 생활공간이 예술적이고 심플하다는데에 있다. 역시나 내 방을 한바퀴 둘러보자니 여기는 침대가 있는 쓰레기장이더라. 어쨌든 잡지을 읽어본다. 이 잡지때문에 아침에 뜨레주레에 갔다. 피자 빵하고 우유를.. 2018. 1. 7.
2018 독서노트(12) LIFE LOG, 일상을 기록하는 사람들 어머니가 내게 써 준 손글씨 편지를 모은 적이 있다. 예전에 이 블로그에 올린 적도 있다. 그때 편지도 하나의 기록이라는 걸 알았다. 진심을 담은 그릇. 어머니의 잔소리와 자식걱정이 담긴편지는 지금은 소중한 추억이다. 편지에 적힌 잔소리가 육성 잔소리보다 더 듣기는 좋다(?). 볼드저널 VO.4의 주제는 'LIFE LOG'이다. 세계각국을 돌아다니며 신혼여행 사진을 페이스북에 남긴 후 책을 낸 부부의 이야기, 친구의 딸이 아기였을 때의 순수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은 어느 일본 사진작가 가와시마 고토리의 사진집 , 디자이너 아버지 모리 유지가 따뜻한 가족의 일상을 사진으로 담아 펴낸 책, 매일 출근전 딸이 소파에 앉은 모습을 찍어 블로그에 올리는 김항래, 박솔미 부부. 자녀가 흘려 나무에 묻은 고추장도 예술.. 2018. 1. 7.
2018 독서노트(11)Urbanlike 서울거주 창작자 101인의 생활공간을 엿보다 서울에 거주하는 창작자 101인의 집 이야기를 담은 도시 기록 매거진. 집은 어떤 의미일가. 공간을 어떻게 꾸미고 있을까. 서울에서 살면서 창조적인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집은 어떤 모습일까. 역시나 예상이 맞았다. 지저분하고, 거지옷같은 내 자취방과 다르게 깔끔하고 개성있는 생활공간이 대부분이었다. 책과 피규어, 인테리어 소품, 전망좋은 방 등 각자 개성에 맞게 집을 꾸며놓고 있었다. 이 잡지를 보다가 내 방구석을 360도 둘러보는 순간, 깊은 한숨이 새어 나왔다. 잡지 기획의도에 정약용의 일상득취법(日常得趣法, 일상생활 속에서 삶의 운치를 찾아누린다)이 등장한다. 열악한 조건속에서도 자신이 머무는 생활공간에 정성을 쏟았던 정약용의 삶을 들여다보길 권하는 잡지. 일상득취법을 깨닫게 해주는 잡지와 만났.. 2018. 1. 7.
2018 독서노트(10)자율주행 북카페, BOOKCARPLANE 자율주행 북카페 BOOKCARPLANE이 있다면 좋겠다. BOOKCARPLANE은 그냥 지은 이름이다. 지 혼자 날기도하고, 굴러가기도 하는 자동차겸 북카페겸, 비행기다. 풍경좋은 곳으로 언제든 자율주행으로 데려다준다. 22세기 백수의 모습이다. 자취방 구석에서 이 책 저 책 떠들러 보다가 문득 스치는 생각. 뭐 누군가 이미 한 상상이겄지. BOOKCARPLANE에는 전세계용 네비게이션이 장착되어 있다. 허락만해주면 대한항공 비행기 꽁지 위에 붙어서 갈 수도 있다. 조종사는 따로 없다. 자율주행기능이 탑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추락할 수도 있어서 낙하산도 장착되어 있다. 하늘을 날다가 떨어질 때 책이 쏟아져 책 모소리에 이마를 찍혀 피가 날 가능성도 있다. 그냥 도로를 달리면서 책을 보는게 낫겠다. .. 2018. 1.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