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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에세이/직딩라이프48

투영통닭과 2015 체인지온의 추억 결코 잊지못하는 네 글자. 투영통닭. 지금은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설명절때 정읍에 내려갔더니 투영통닭의 흔적은 사라져있었다. 연지아파트 신축공사로 철근 구조물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내 청춘의 8할이 통닭이다. 부모님은 통닭가게를 통해 누나와 나를 먹여 살리셨다. 대학까지 보냈다. 통닭은 희로애락을 담고 있다. 날개가 있지만 날지 못하는 닭은 깃털대신 튀김옷을 입는다. 뜨거운 기름에 튀겨진다. 통닭이 된다. 가슴 아픈 삶이다. 문득 통닭은 어머니의 삶을 투영하는 미디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통닭가게를 지나다 굴뚝(?)으로 새어나오는 후라이드 치킨 냄새를 맡으면 어머니의 모습이 떠오른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나오는 한 장면처럼. 냄새로 과거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게 만든.. 2016. 2. 14.
[직딩라이프]월급통장 월급통장은 ATM기가 아니지만, ATM기를 닮았다. 누가 그렇게 돈을 빼가는 것일까. 돈 낼 것도 많다. 과연 월급통장이돈이 들어오는 곳인가나가는 곳인가 모르겄다. 코빼기도 안비치고 말도 안하고 이놈의 돈들은 대체 어디로 가는 걸까. 한달에 숫자가 쌓이고, 한달에 한 번 숫자가 먼지처럼 사라진다. 통장에 첫 월급이 꽂히던 날 심장 밑에서부터 차오르는 온기. 그 따뜻함. 머릿속을 떠나디는 사고 싶은 것들, 하고싶은 것들. 한 턱 쏘라는 주변의 외침. 터벅터벅 집에 돌아와 우편함을 보면 이런 생각. 가스요금, 수도요금 고지서. 그 사이에 홀라당 빼가는 대출이자. 돈을 뺏기는 기분. 슝슝슝. 슝슝. 슝. 이것은 입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여. 월급통장에서 나는 소리여. 이게 다 업보지. 대학교 학자금 대출, 아껴.. 2015. 5. 21.
[직딩라이프]퇴근 후 하는 것 퇴근 후 하는 것.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간다. 버스를 갈아탄다. 뚜벅뚜벅 걷는다. 집 문을 열고 들어간다. 침대를 발견한다. 옷을 벗는다. 핸드폰을 만지작 거린다. 디비 누워서. TV를 켠다. 이불속에 파묻힌다. 좀 보다가 끈다. 디비 잔다. 불 끄러 가는 1m가 귀찮다. 디비 잔다. 쿨쿨쿨. 눈을 뜬다. 아오 씨. 다음 날이다. 퇴근 후 시간은 빛의 속도. 2015. 4.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