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차기 서차기 책도 잘도 하우다예"
제주한국지역 도서전 기념도서. 책 한권이 집에 있다. 무심코 집어들어 펼쳤더니 <월간 전라도닷컴> 취재 및 제작 기준이 나온다.
그 자신의 삶이 도서관이고 박물관인 노인들의 삶을 존중할 것
순 전라도말을 귀하게 받자올 것
개발보다 보존의 편에 설 것
인간과 생태계 전체의 온 생명의 목소리를 동등하게 받아들일 것
장애인 여성 어린이 등 소수자들의 의견에 귀 기울일 것
이 땅의 이른바 '또라이들'의 대변인이 될 것
들에서 바다에서 일하는 이들의 삶을 으뜸으로 받들 것
전라도 안에 취재의 근거를 두되 반드시 전라도를 넘어서 보편타당한 이야기를 할 것
단지 박제된 과거의 향수가 아니라 오래된 미래를 이야기할 것
-19쪽, 황풍년, 월간 전라도닷컴 편집장의 글-
책을 넘기자 생소한 잡지이름이 쏟아져 나온다.
동네 사람들의 소소한 생활기록사를 싣는 골목잡지<사이다>. 일상적 감동이 넘치는 도시를 꿈꾸는 대전의 <월간토마토>.
문무학의 시집<홑>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그의 시를 보면 날래고 경쾌하다.
내 몸속
바다서 건진
삶을 닦는
소금
물
-'땀' 전문-
아무리
움켜쥐어도
너의 것은
손금
뿐
-'손' 전문-
보아라
튕겨 오르는
스프링의 경계를
-'봄' 전문-
기찻길 옆 출판사<산지니>. 고창 책마을 <해리>. 전주 모악출판사의 패기를 느낄 수 있는 김완준 님의 글도 인상적이다.
꽃망울을 터트리기 위해
긴긴 겨울을 지나왔다
그간 목젖이 어진간히 간지러웠으나
할 말이 많았으므로 침묵을 고집했다.
시에서 멀어져간 그대가
아주 멀어지기 전에
다행히 모악시인선에
시인들의 꽃 같은 이름을 새겨 넣으려고 한다.
오랜 준비 끝에 우리는
낯설고 아름다운 시로
그대의 마음을 흔들어 훔칠
모든 준비를 마쳤다.
-글 김완준 <모악출판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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