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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노트

2017 독서노트(79)송명선의 <힙합하다>, 유명래퍼들에게 힙합이란

by 이야기캐는광부 2017.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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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더머니'가 한창 인기였을때, 대리 만족을 느꼈다. 입술과 혀를 넘어 쏟아져 나오는 랩가사들을 들으며 속이 뻥 뚫렸다. 귀에 딱딱 때려박히는 비트. 래퍼들의 인생사가 담긴 가사들까지. 가슴에 내리 꽂히는 찬란한 라임. 그들은 왜 래퍼가 된 것일까. 궁금했다. 힙합은 그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송명선의 책<힙합하다>를 읽으면 그런 궁금증이 어느 정도 해소된다. 래퍼들이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읊조리는듯한 책이다. 




제가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보면 되게 성공할 수 없고 안 좋은 스펙을 가진 인물이에요. 혼혈이지, 학교 안 다녔지, 키 작지, 피부 까맣지, 문신 많지, 고분고분하지도 않지, 고집 있지, 모든 걸 다 가졌어요. 한국 사람들이 되게 싫어하는 이미지인데, 힙합이 저를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사람으로 만들어 줬어요. 되게 고마운 존재죠.

-Dok2 이준경-




개코네 아버지가 건물을 소유하고 계신데 3층에 부모님이 계시고, 2층이 개코 작업실이었어요. 거기에 둥지를 트고 몇 명이 같이 살았어요. 낮에 잠깐 작업하고, 밤 되면 술 사오고 사람들 불러서 파티하고, 아침에 일어나서 작업하고 또 파티하고. 마지막 3일 정도를 밤새면서 작업하고 그랬던 기억이 나요. 정말 모든 에너지를 다 쏟아낸 것 같아요, 노느라고(웃음). 후회 없이 정말 재미있게 놀았어요. 작업도 정말 재미있게 했고요. 앨범 전체를 보면 그런 게 많이 묻어나요. 군대 가기 전에 불안하다, 더 놀아야 된다, 그런 내용들이 많이 들어가 있죠(웃음).

-다이나믹듀어 최자-


힙합은 제가 표현하고 싶은 걸 표현하는 어떤 수단 중에 하나인 것 같아요. 안 좋은 의미로 쓰이는 수단이 아니라 제가 표현하고 싶게 만드는 그런 문화이자 라이프스타일인 것 같아요. 저는 아티스트로서 새로운 음악을 갖고 오거나 엄청난 테크닉이나 혁신을 보여주기보다는, 그냥 저라는 사람이 갖고 있는 신념과 제가 추구하는 것들을 알리고 싶어요. 

-빈지노-




미국생활을 하면서 늘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과 친구로 지냈어요. 태권도를 가르쳐서 그랬는지도 몰라요. 일본, 이태리, 이란, 중국, 대만 등등 국적과 문화를 불문하고 다 친구가 됐어요. 백인, 흑인, 히스패닉, 아시안, 또 저희 한인 커뮤니티처럼 여러 인종과 문화를 이해할 수 있었고, 많은 사람과 소통했어요. 그런 면에서 저는 정말 복 받은 사람인 것 같아요. 그리고 힙합이라는 문화 안에서 서로를 포용할 수 있었죠. 힙합을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랩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서로 친구가 되고 대화할 수 있었어요. 힙합은 일종의 암호같았어요. 정말 프레시한 사람들끼리만 공유되는 코드인 거죠. 그 코드를 알면 인종과 문화를 넘어서서 서로 연결될 수 있었고요.

-타이거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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