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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자료/대학원일기

대학원생일기(4)잠수함이 되었습니다

by 이야기캐는광부 2021.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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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을 쓰면서 교수님께 약속을 드렸다.

 

"교수님, O월 O일까지 연구주제와 이론적배경 초안을 드리겠습니다."

 

어. 그런데 말이다.

도저히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것 같았다.

 

'어떡하지."

 

'교수님한테 사실대로 말씀드릴까'

 

'그냥 잠수탈까.'

 

'지금이라도 논문 안쓰고 대체학점으로 듣는다고 해볼까.'

 

'대학원 사무실에 문의해볼까. 논문 포기하겠다고.'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결국 나는 혼자 끙끙 앓다가 잠수함이 되었다.

 

교수님께 한달 넘게 연락을 드리지 않고, 잠수를 탔다.

 

(교수님 죄송합니다. 어쩔 수 없었습니다.ㅜ,ㅜ)

 

 

바닷속 깊이 들어와 보니 위로 올라가기가 쉽지 않았다.

 

후회가 밀려왔다.

 

'왜 논문을 쓴다고 했을까'

 

이론적 배경을 쓰는 것부터 막혔다. 막막했다.

 

아무도 없는 태평양 한 가운데 놓인 기분이었다.

 

잠수 탄지 한달 반 정도가 지났을까.

 

교수님께서 연락오셨다.

 

교수님께서는 무척 답답하셨을 것 같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그러려니 하셨을 것 같다.

나 같은 시절을 이미 겪어보셨고, 잠수 타는 학생들을 적지않게 겪어봤을 테니까 말이다.

 

교수님의 연락을 받은 후 다시 해수면 위로 올라가기로 마음 먹었다.

큰 결심이었다. 

 

집에 있으면 도무지 논문의 진도가 나가질 않았다.

 

겨우 이론적 배경을 써서 교수님께 보내드렸다.

 

교수님의 피드백.

 

"보고서같은 느낌이 들어요. 논문 형식으로 바꾸어야 할 것 같아요."

 

가슴이 철렁.

 

멘붕이 왔다.

 

내가 쓴 건 논문이 아닌 보고서였다.

 

열심히 썼는데 논문이 아니라는 피드백.

 

이게 보고서라면, 논문이란 과연 무엇인가.

 

위기가 찾아왔다. 다시 잠수를 타야 하나. 

 

시간은 자꾸만 흘러가는데 답은 나오질 않았다.

 

포기하고 싶은 찰나.

 

생전 처음보던 논문을 열심히 읽기 시작했다.

 

생전 처음 스터디 카페라는 곳을 가봤다.

 

다음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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