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션, 가치있는 정보를 거르는 콘텐츠 큐레이터가 되어라
1. 가치있는 정보를 거르는 큐레이션 시대의 도래
블로거라면 '큐레이션'이라는 말을 한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 단어는 박물관에서 미술관에서 '작품을 전시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책<큐레이션>에서 말하는 '큐레이션'의 의미는 좀 다르다. 이 책의 저자인 스티븐 로젠바움은 큐레이션을 '인간이 수집, 구성하는 대상에 질적인 판단을 추가해서 가치를 더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블로거 또한 일부 큐레이션을 실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기존의 정보를 걸러내서 독자들에게 가치있다고 생각되는 정보들을 전해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로젠바움은 '콘텐츠를 걸러주는 인간필터'의 역할을 강조하며 '큐레이션'에 대해 더욱 깊은 이야기를 전한다. 정보의 과잉시대를 맞이한 웹, 미디어 세상 속에서 누가 더욱 가치있는 정보를 걸러서 전달해 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주장한다.
큐레이션을 지향하는 트렌드의 진정한 의미는 개인이 열정과 틈새 지식을 바탕으로 가치를 창출하고 세상에 공개할 수 있는 사상 초유의 미래를 맞게 되었다는 점이다.
- 31쪽-
그러면서 저자는 '콘텐츠 큐레이터'라는 흥미로운 직업에 대해 말한다. 이들은 검색엔진과 어떠한 시스템이 자동으로 걸러주는 정보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연관성이 가장 높은 최고의 콘텐츠를 널리 전파하는 일을 한다. 온라인상에서 질 좋은 콘텐츠를 수집 및 공유하고, 다른 사람이 만들어낸 콘텐츠를 가치있게 퍼블리싱하여 많은 사람들이 소비할 수 있도록 한다.
2. 수집과 큐레이션의 차이
포털뉴스, 지식인, 파워블로거, 어플리케이션, 위키디피아 등 큐레이션은 각 분야에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데 거의 모든 큐레이션에는 사람의 손길을 필요로 한다. 큐레이션은 단순히 자동적으로 정보를 걸러내는 것이 아니라, 수동적으로 가치있는 콘텐츠를 찾아 걸러내고 이를 배포하는 것을 뜻하고 있다. 책에서 인용된 클린턴 포리의 수집과 큐레이션에 대한 정의를 살펴보면 훨씬 감이 잘 올 것이다.
블로거 클린턴 포리의 수집과 큐레이션에 대한 정의
<수집>
수집은 자동화 되어 있다.
수집은 메타 데이터나 키워드 형태의 기준에 따라 콘텐츠를 수집한다.
수집의 기준은 조정 가능하나, 그 외에는 불변이다.
퍼블리싱 빈도가 사전에 설정되어 있다.(항상, 매주 등)
<큐레이션>
큐레이션은 부분적으로 수작업이다.
분석할 소스부터 시작한다.
정리된 편집 기준에 따라 콘텐츠를 개별적으로 평가한다.
문맥, 최근, 사건, 브랜드, 정서 등을 기초로 콘텐츠의 가중치를 결정한다.
일정에 맞추어 승인된 콘텐츠를 퍼블리싱 한다.
- 51-52쪽 -
기계적인 수집이 주를 이루는 검색엔진과 같은 것들보다, 큐레이션은 이렇듯 사람의 손길을 더욱 필요로 한다.
3. 큐레이션으로 일군 기적, 리더스 다이제스트의 일화
책에서 소개된 큐레이션의 흥미로운 사례는 놀랍게도 리더스 다이제스트다. 군복무할 때 화장실에서 가끔 읽었던 잡지인데 책속에서 다시 만날 줄이야! 리더스 다이제스트는 드위 윌리스라는 사람이 1차 세계대전 참전 도중 부상으로 치료받는 동안 월간지 기사를 모으고 요약해서 만든 잡지다. 리더스다이제스트는 이름하여 '잡지를 편집한 잡지'였던 셈이다.
그는 보통 잡지에 수록된 콘텐츠의 양이 너무 많아 바쁜 독자들이 다 읽기에는 버겁겠다는 깨달음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타 잡지에 있는 기사들을 요약해서 압축본을 만들어 '리더스 다이제스트'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이 잡지는 현재 전 세계 40개국에서 1억명이 넘는 독자를 거느리며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4. 허핑턴 포스트의 큐레이션 방법
뉴욕타임즈의 웹사이트의 순방문자수를 앞지른다는 뉴스블로그 <허핑턴 포스트>도 성공적인 큐레이션의 하나다. 허핑턴 포스트는 한가지 종류의 콘테츠를 쓰지 않고 다양한 콘텐츠 정보원을 가지고 운영되고 있다.
첫째는 기자와 편집자로 구성된 핵심팀으로 이들은 정치, 미디어, 과학기술 같은 전문 영약을 다룬다. 기사와 블로그 게시글의 60퍼센트는 직접 작성하고, 나머지 40퍼센트는 다른 곳에서 퍼 온다. 두번째 콘텐츠 정보원은 <허핑턴 포스트>블로거 집단이다. 이들은 과학기술, 정치, 언론, 예술계의 인사들로 구성되어 있고, 허핑턴포스트에 원고를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허핑턴 포스트> 편집자들이 웹을 이곳저곳 뒤지고 다니면서 시사적이거나 참신한 콘텐츠를 모아 놓는다.
이들 세가지 종류의 정보원들이 콘텐츠 큐레이터의 역할을 하며 독자들이 좋아할만한 정보들을 실시간으로 걸러내고 있는 것이다.
5. 페이스북의 큐레이션 방법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이 있다. 심심할 때면 페북의 뉴스피드에서 '좋아요'버튼을 누르며 친구들의 이야기를 살핀다. 친구가 어떤 제품이나 이야기에 좋아요를 눌렀는지 확인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페북의 큐레이션 방법은 바로 이것이다. 책속에서 제이 베어라는 블로거는 이를 '친구가 큐레이트 하는 정보의 힘'이라고 표현했다. 잘 압축한 표현이 아닐 수 없다.
페이스북은 '오픈그래프'를 통해 페이스북과 관계없는 사이트에도 '좋아요' 버튼을 설치 할 수 있도록 열어놓았다. 그러면서 자동으로 자신의 페북 친구들이 무엇에 '좋아요'를 했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참으로 똑똑한 큐레이션의 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6. 책<큐레이션>이 가르쳐주는 한 가지 사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큐레이션을 어떤 거대한 기업이나 유명한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지금 당장 나 자신도 가치있는 콘텐츠를 전달하는 큐레이터가 될 수 있다. 그 시작은 블로그가 될 수도 있고, 리더스다이제스트처럼 잡지가 될 수도 있다.
우리는 모두 큐레이터다. 모든 것을 함께 공유하게 될 것이다. 그런 일을 우연히 하게 되는 사람도 있겠지만, 자기정체성의 일부로 여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심지어는 큐레이션이 생계 수단이 되는 사람도 생겨날 것이다. 나로서는 우리가 한 고비를 넘고 있는 광경을 지켜보는 일이 매우 흥분된다. 이미 네트워크는 구축되었고, 데이터 센터도 가동 중이다. 큐레이션의 다음 단계는 기계보다 훨씬 가치가 높은 인간의 역할을 수용하는 것이다.
- 3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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