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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원에 사는 빨간 펭귄 이야기 고시원에는 빨간 펭귄이 산다. 입 주둥이가 길고, 몸체가 빨갛다. 좁고 긴 복도에 3-4m 간격으로 놓여있다. 혹은 각 방에 하나씩 놓여있다. 등쪽에 먼지가 쌓여 있다. 남극펭귄들과 달리 추운곳에서 살지 않는다. 뒤뚱뒤뚱 걷지도 않고, 늘 비슷한 자리에 서있다. 내가 볼때는 목청도 없는 것 같다. 울지 않는다. 남극펭귄처럼 날개도 없다. 달리 갈곳도 없다. 걷지 않는다. 어두우면 어두운대로 밝으면 밝은대로 365일 살아간다. 햇빛을 모른다. 달빛을 모른다. 잠깐 밖으로 걸어나와보면 좋으련만. 부스럭 부스럭 드르렁 드르렁 창문이 있는 방에 혹은 창문이 없는 방안에서 벽에 기대어 있거나 텅빈 어둠속에서 서있다. 침대위에 등을 구부린채 자고 있는 수많은 청춘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숨소리도 들리지 않는 박제된.. 2012. 3. 26.
면접현장 가는 구직자의 좌충우돌 풍경 요새 별걸 기록에 다 남긴다. 이 글은 면접현장에 가기까지의 소소한 일상이다. 목욕탕에 갔다 몇일전 모 회사 면접에 가기위해 새벽 5시 40분 정도에 일어났다. 목욕탕에 들려 후다닥 씻고 머리를 만졌다. 꾸물대다보니 벌써 30여분이 지났다. 마음이 급해졌다. 머리에 왁스를 먹이느라 또 몇 분! 귀 후비느라 몇 초! 콧털 다듬느라 몇 초! 좀 더 서두를껄! 정장 바지를 입는데 밑단 트인 부분에 발꼬락이 걸렸다. 실밥이 살짝 터졌다. 좀 주름이 잡혔다. 아...놔....어쩔 수 없었다. 그냥 입었다. 집에서 들고 나온 카메라 가방을 챙겼다. 블로거 정신때문에 혹시나하고 챙겼다. (그런데 이 날 한장도 찍지 못했다. 그럴 새가 없었다.) 마지막으로 전신거울을 들여다보았다. 옷매무새를 점검했다. 넥타이도 좀 조.. 2012. 3. 23.
책<주역, 인간의 법칙>, 어려운 주역을 친근하게 만들어주었다 주역이라는 오묘하고도 신비한 학문과 만나다니! 후회막급! 다리가 후덜덜 했습니다. 그나마 제가 읽은 이창일님의 '주역, 인간의 법칙'은 주역에 대한 입문서라 다행이었습니다. 그래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더라구요. 역술로서 점을 치는 책인줄만 알았던 주역이 우주만물의 이치를 담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책이 거의 끝나갈 때쯤, 저자가 주역이 품고있는 깊은 메시지을 말하는 장면이 아름답습니다. 네 자신을 돌아보라. 너의 영혼을 돌아보라. 그대들은 우주의 모든 것과 분리되어 있는 존재가 아니다. 작은 네 자신을 비우고, 지극히 섬세하게 변하라. 영혼의 양식을 받아들이게 되면, 그대들은 지극히 섬세하게 변하여, 영혼의 행로가 보일 것이다. 네 자신의 운명과 우주가 진행하는 방향과 목적을 알게 될 것이다. 달관하고.. 2012. 3. 18.
남자의 우정, 견고하고 섬세하고 때론 상처받기 쉽고 영화를 보고 나면 무엇인가 쓰고 싶게 만드는 작품이 있다. 내겐 윤성현 감독의 영화이 그러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세 주인공 기태, 동윤, 희준의 우정이 불안하게 무너지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한 순간의 감정조절 실패와 말실수 그리고 오해로 세 친구의 우정이 산산조각나는 과정을 보며 왠지 모르게 씁쓸했다. 누구나 한번쯤은 살면서 겪었을 혹은 앞으로 겪을지 모르는 우정의 한 단면을 본 것 같아서 말이다. 남자의 우정은 견고하다고는 하지만 어느 한 순간 실수로 무너질 수 있다. 너무 견고해서 오히려 작은 실수로도 틈이 생기고, 갈라진다. 그 실수를 서로 감싸주고 이해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한 순간에 급격히 감정의 골이 깊어진다. 우정을 쌓는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그 우정이 무너지는 시간은 순식간이다.. 2012. 3. 14.
20대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은 우직함이다 '20대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은 우직함이다.' 이 말은 다름아닌 책 (김영록 외 지음, 티핑포인트) 겉표지에 적혀있는 말입니다. 다양한 능력과 스펙을 채우느라 바쁜 세상에 어느 한분야를 향한 우직함이 필요하다는 메세지죠. 20대는 감성적이고 충동적이기 쉬운 시간입니다. 관심있는 것도 많고, 이것저것 여러 분야를 찔러보는 시기입니다. 그러면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고 방황만 하다 끝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20대에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언저리에,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뱀처럼 똬리를 틀고 있습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흔들리지 않고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우직함이겠지요. 책는 '자기만의 인생목표없이 방황하던 평범한 대학생들이 어떻게 우직하게 이뤄나가고 싶은 .. 2012. 3. 12.
난문쾌답, 네이마르 70m 드리블처럼 단숨에 돌파하다 몇일사이 '네이마르 70m 드리블'이 화제다.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32강 조별리그 2차전. 네이마르가 하프라인 70m 단독드리블로 시원하게 골을 성공시켰기 때문이다. 그는 축구황제 호나우도(브라질)를 이을 차세대 브라질 축구스타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왜 난데없이 네이마르 이야기일까? 바로 70m 드리블처럼 단숨에 읽어나가게 되는 이 책때문이다. 피터드러커, 톰피터스를 잇는 세계 3대 경영 구루 오마에 겐이치의 . 은 오마에의 저서에서 발췌한 어록들을 모아놓은 것이다. 저자가 자신의 일과 인생에서 주인이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던지고 싶은 메시지가 잘 담겨있다. 글이 많지 않아서 부담없이 읽어내려 갈 수 있다. 더불어 길이 안보이고, 답이 없는 이 삶과 이 세상을 헤쳐나갈 수 있는 지혜와 만날 수.. 2012. 3. 11.
하이브레인넷, 대기업 채용공고 말고 또 다른 알짜채용공고가 있네요 이곳 저곳 돌아다니다가 사이트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그야말로 고급두뇌들을 위한 채용공고가 올라와 있는 곳입니다. 채용대상을 보니 경력자, 석 · 박사급이상들을 많이 뽑고 있네요. 중간중간 잘 찾아보면 신입직원들을 뽑는 채용공고가 섞여 있습니다. 일반 대기업 공채말고 또 다른 알짜 직장채용공고가 올라와 있는 곳입니다. [링크] 2012. 3. 9.
자취생으로서 참 기대되는 축제, 5월 대전세계조리사대회 유성구 궁동에서 자취하고 있는 김기욱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대전에 자취생으로서 참 기대되는 축제가 열립니다. 오는 5월1일부터 12일까지 개최되는 대전세계조리사대회가 그 주인공이죠. 행사 포스터를 보는 순간, 혼자 밥을 지어먹던 자취의 추억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습니다. '그래, 여기다!나를 위한 행사구나'하는 느낌이 팍 왔다고나 할까요. ^^; 사이트에 들어가 행사내용을 보면서 제일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짐작하시겠지만)시식과 시음행사였습니다. 자취생이다보니 어쩔 수 없었네요. 자취생으로서 끌린 것 1 - 세계음식 시식행사 주요행사가 열리는 대전무역전시관 일대에서 세계음식을 체험할 수 있는 코너가 마련된다고 합니다. 더불어 전퉁음식만들기체험, 어린이요리교실, 세계각국의 민속춤과 노래공연, 한국 전통.. 2012. 3. 8.
24시 편의점에서 영어책을 펼치고 있는 알바생, 그 풍경 어젯밤 집에서 가장 가까운 24시편의점에 베지밀 한병을 사 먹으러 갔습니다. 이곳에 새로운 아르바이트생이 왔습니다. 새벽타임인데도 여자분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계시더군요. 저는 속으로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통 새벽타임은 남학생들이 하는데 다소 의외였습니다. 아마 대학교 신입생인듯 앳된 모습이었습니다. 짜루리 시간에 영어책을 펼치고 공부하고 있더군요. 저는 그 모습에서 그 여학생의 치열함을 보았습니다. 예전에 학교근처 노래방에서 6개월간 밤12시부터 아침 8시까지 새벽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습니다. 중간 중간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 영어단어장도 펼쳐보고, 교양서적도 떠들러 봤던 기억이 납니다. 아침 7시쯤에 마감청소를 하고 8시에 문을 닫고 고시원으로 터벅터벅 걸어갈 때의 시간들이 떠오릅니.. 2012. 3.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