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510 '연가시'보다 무서운 자소서 항목에 대한 단상 학교후배를 통해 oo은행의 올해 하반기 채용 자소서항목에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다는 사실을 들었다.(은행권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질문만 봐도 어디 은행인지 알테지만^^;) 확인차 채용사이트에 들어가 그 은행 자소서 항목을 살펴보니 다음과 같았다. 서프라이즈!! 문학/역사/철학 등 인문분야에 대한 고민과 성찰을 통하여 통찰력/상상력/창의력 등을 향상시킨 경험에 대해서 서술하시기 바랍니다. 전국의 많은 취업준비생들의 '허걱.^^;'하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나도 짧고 굵게 '헉'소리를 냈다. 방송사 PD시험이나 광고회사 시험에 나올법한 항목이 은행권에서 나왔다는 사실이 좀 놀라웠다. 게다가 2012년 상반기에 읽은 책 리스트를 쓰라는 내용이 자소서 항목에 추가되어 있다. 인문학 바람이 은행에도 불어온 것인.. 2012. 9. 1. 책을 읽고 생각을 기록하지 않으면 소용없더라 요새 책을 읽으면서 느낀다. 책을 한번 읽고 나면 모든 걸 기억하는 천재가 아닌 이상 느낀 점을 기록하거나 요약해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한달 전 읽은 책들의 내용은 제목과 글쓴이의 이름이 생각나면 다행이지만, 이조차 기억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것은 읽을 때 대충 읽었거나, 기억력을 믿고 한 번 읽고는 책상에 쳐박아 두었거나 둘 중 하나이다. 책을 읽고 나면 그저 눈으로 편하게 읽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일일이 밑줄을 긋고, 생각을 적어놓고 하다보면 흐름이 끊기거나 금새 지쳐서 읽기가 싫어질 때가 종종 있다. 그러다가 예전에 읽은 책을 펼쳐보고는 충격을 받을 때가 있는데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다. '읽었으나 읽은 흔적(밑줄, 낙서 등)을 발견 할 수 없는 깨끗한 책' 이럴 때 무척 당황스럽다. 내용.. 2012. 8. 31. 책<변방을 찾아서>, 신영복의 아름다운 글씨들 책, 신영복의 아름다운 글씨들 신영복 선생님을 처음 만난 건 백북스 대전 강연에서다. 당시 청중들이 가득 메워 선생님의 이야기에 진지하게 빠져들었던 풍경이 떠오른다. 이때 소주'처음처럼'의 글씨가 신영복 선생님의 작품이란 것을 처음 알았고, 강연노트에 선생님의 사인까지 담아오기도 했다. 이후 이라는 책을 통해 선생님의 생각과 인품에 감명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가 나의 독서는 책에 까지 졸졸 흘러오게 되었다. 이 책은 선생님이 에 연재한 '변방을 찾아서'의 글들을 엮은 책이다. 자신이 직접 쓴 글씨가 있는 곳을 찾아가 글씨에 얽힌 이야기들을 풀어낸 글들이 담겨있다. 특히 서울시장실에 걸려 있다는 '서울'이라는 글씨가 인상적이었다. 책에서 말하기를 이 글씨는 1995년 서울시에 기증했고, 선생님 스스로도 .. 2012. 8. 30. 책<한국전쟁통신>, 프랑스종군기자가 발로 뛴 6.25전쟁 기록 책, 프랑스 종군기자의 발로 뛴 기록 책은 세르주 브롱베르제, 필로프 도디, 장 마리 드 프레몽빌, 앙리 드 튀렌 이 네 명의 프랑스 종군기자의 눈으로 보고 느낀 6.25전쟁에 대한 기록이다. 이들 네명은 전쟁기간동안 AFP통신사 종군기자단으로 활약하며 2만 킬로미터쯤이나 되는 거리를 발로 뛰어나니며 취재했다고 한다. 책속에는 인천상륙과 서울수복, 북진, 중공군 개입 등의 전쟁상황이 현장감있게 묘사되어 있어서 한편의 소설을 읽는 것처럼 흥미진진하다. 포탄이 오고가는 현장을 헐레벌떡 뛰어다니며 취재했을 그들의 모습이 자연스레 그려지고,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긴박감이 손끝에 전해지기도 한다. 어떤 대목에 이르러서는 종군기자들까지의 내면 심리까지 기록해 놓아서 전쟁을 보다 한 개인의 입장에서 들여다 보게 해.. 2012. 8. 29. 폴 토데이의 <사막에서 연어낚시>, 재미난 정치풍자소설 폴 토데이의 , 재미난 설정이 돋보이는 작품 사막에서 연어낚시를 할 수 있을까? 폴 토데이는 소설 를 통해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불가능해 보이는 이 질문을 던진다. 이 소설은 어류학자 존스 박사가 뜬금없이 '사막에서 연어낚시 프로젝트' 참가 제의를 받으면서 시작된다. 존스는 처음엔 완강히 거절했지만 이 프로젝트를 통해 영국군의 오폭사건을 덮으려는 정치권 관계자들의 압력에 못이여 참여하기로 결심한다. 그는 사막에서 연어낚시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에 있어 과학적인 자문을 해주는 역할을 맡게 되고, 의뢰인인 예맨 족장을 만나고 나서는 족장이 연어낚시를 추진하려는 뜻에 감명받아 더 열심히 추진하게 된다. 작가는 '사막에서 연어낚시를 할 수 있을까'라는 호기심 어린 질문을 던지고, 긴장감을 조성하는 사건.. 2012. 8. 28. 밥그릇에 묻은 밥 한 톨을 바라 보며 밥그릇에 묻은 밥 한 톨을 바라보며 오늘도 어김없이 먼지 쌓인 밥통에서 딱딱물렁한 밥을 꺼내 끼니를 해결했다. '딱딱물렁하다'라는 표현은 한번 만들어 본 것이다. 밥을 지으면 2일을 가지 못해 밥이 좀 누렇고 딱딱해진다. 밥통이 고장났나보다. 보온이 잘 되지 않는다. 밥통이 그야말로 밥통이 돼 버린 것인가. 그래도 밥통이 아주 못쓸 정도로 고장나지는 않아서 조금씩 밥을 하고 이틀 정도는 괜찮은 밥을 먹을 수 있다. 이건 그나마 괜찮다. 괴로운 것은 마음의 배고픔과 배의 배고픔이 동시에 찾아 올 때다. 배의 배고픔은 라면을 끓여먹어서라도 해결할 수 있는데 마음의 배고픔은 그게 잘 되지 않는다. 마음의 배고픔은 가슴이 텅 빈 것처럼 적적할 때 찾아온다. 왜 사는가, 무엇을 잘하는가, 무엇을 하고 싶은가 등등.. 2012. 8. 27. 김용택의 섬진강, 내가 좋아하는 시집 김용택 시인의 '섬진강'은 내가 좋아하는 시집중 하나이다. 이 시집을 펼치면 섬진강물줄기로 마음속으로 흘러들어올 것 같은 상상이 든다. 시집안에는 1번에서 20번까지 섬진강 연작시가 들어있다. 그중에서도 '섬진강1'을 가장 좋아한다. 김용택 시인은 내가 고등학교때 처음 만나게 된 시인이다. 어쩜 이렇게 자연의 소재를 가지고 멋진 시를 쓸 수 있을 까 감탄했다. 이 시집의 곳곳에 낙서의 흔적이 있다. 시를 읽다가 나도 한번 써볼까 끄적거렸지만 지우개로 지운 흔적이 많다. 연필로 써서 다행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민망할 뻔 했다. '섬진강' 연작시는 이 세상에 김용택 시인의 존재를 알려준 시라고도 할 수 있다. '섬진강1'의 마지막 연을 옮겨 보겠다. 지리산이 저문 강물에 얼굴을 씻고일어서서 껄껄 웃으며무등산.. 2012. 8. 24. 돈의 인문학, 돈 한푼 없어도 얻을 수 있는 것은? 돈의 인문학, 돈 한푼 없어도 얻을 수 있는 것은? 김찬호 교수님의 책을 읽었다. 책 뒷표지에 쓰인대로 '인문학적인 사유로 풀어낸 돈과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은 책이다. '돈은 인류가 만들어낸 매우 희한한 발명품이다. 그것은 외부 세계에 있는 객관적인 제도이면서, 동시에 인간의 마음과 존재에 심층적으로 얽혀 있는 에너지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돈이 우리의 삶 속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캐묻고자 한다.'- 7쪽 - 이 책을 왜 쓰셨을까 살펴보니 7쪽에 잘 나와있다. 책을 읽으며 이런 질문을 던졌다. 돈은 과연 나의 삶속에서는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 것일까? 오랜만에 친구들과 만났을 때 '돈'은 나 자신을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다. 지갑에 돈이 두둑히 있으면 '무엇을 하자'고 자신있게(?) 말하는 경.. 2012. 8. 23. 고도원의 책<잠깐멈춤>, 밑줄그은 문장들 고도원의 책, 밑줄그은 문장들 고도원씨의 책을 읽으며 내 영혼의 꽃밭을 거닐었다. 영혼의 꽃밭이라는 표현은 이 책의 표지에 쓰여 있는 단어다. 영혼의 꽃밭이라는 단어에서는 왠지 향기가 난다. 이 책의 글귀들도 마찬가지다. 삶의 향기가 진하게 코끝을 간질인다. '잠깐멈춤'이라는 말을 실천하기는 참으로 어렵다. 무엇이든지 바쁘게 움직이지 않으면 하루가 허전한 세상이고, 뒤쳐지는 삶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바쁠수록 잠시 멈추고 힘들수록 지친 마음을 돌볼 수 있다면 언제나 인생은 좋은 시작'이라고 책은 말합니다. 향기나는 문장들을 밑줄 그어 봤습니다. 일생중 적어도 하루는 가슴이 뜨겁게 뛰어야 합니다.특히 청년기에는 반드시 그런 날이 있어야 합니다.'불타는 열정'이 가슴에 지펴지면 인생이 달라집니다.그러나 그 .. 2012. 8. 17. 이전 1 ··· 191 192 193 194 195 196 197 ··· 27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