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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697

2018 독서노트(37)이병률 시집-바다는 잘 있습니다 이병률 시인이 4년만에 시집을 냈다. 청년, 중장년, 노년. 크게 셋으로 나뉘는 삶. 문득 문고리를 열어 들여다보고 싶은 노년. 아직은 흐릿한 풍경. 노년 / 이병률 시인 어느 날 모든 비밀번호는 사라지고모든 것들은 잠긴다 풀에 스치고 넘어지고얼굴들에 밀리고 무너지고 감촉이 파이고문고리가 떨어지기도 했다 그는 오랜 빈집을 전전하였으나빈 창고 하나가 정해지면 무엇을 넣을지도결심하지 못했다 돌아가자는 말은 흐릿하고가야 할 길도 흐릿하다 오래 교실에 다닌 적이 있었다파도를 느꼈으나 그가 허락할 만한 세기는 아니었다 서점 이웃으로도 산 적이 있었다경우에 다라 두텁거나 가벼운 친밀감이 스칠 뿐이었다 오래 붙들고 산 풍경 같은 것은 남아 있었다 중생대의 뼈들이 들여다보이는 박물관 창문 앞을 지나 가는 길늘 지나는 .. 2018. 2. 25.
2018 독서노트(36)드라마의 모든 것 "영화가 감독의 예술이라면, 드라마는 작가의 예술이라는 말이 있다."-105쪽 책- "한 발 떨어져서 본 지구인의 삶은 한심하고.....허무했어. 그런데 죽음을 생각하고 나서 깨달았어. 죽기 위해 사는 사람은 없어. 살아가는 그 순간이 중요한 거였어."-드라마 도민준 대사- 드라마를 몰아본다. 종영되면 첫화부터 마지막화까지몰본다. 한주를 기다릴 필요없다. 침대에 벌러덩 누워 노트북으로 몰아본다. 우리나라 드라마들은 참 재미있다. 그 밑바탕에는 수많은 명작과 수작 드라마들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범죄스릴러나 진중한 분위기의 드라마를 좋아한다. 현실을 날카롭게 은유하는 드라마도 환영한다. 그동안 한국드라마에 명작이 많았다. 앞으로도 많을 것이다. 책을 읽다가 떠오른 드라마. 다 재밌게 봤다. 1. 무정도시 /.. 2018. 2. 25.
2018 독서노트(35) 아는동네 아는연남 서울의 독립서점에서 무심코 집어든 잡지. . 대충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있을지 눈치는 챘지만, 한 동네 이야기를 가지고 잡지를 만든다는 점이 신선하여 사버렸다. 연남동 골목, 동진시장, 예술가 공방, 기사식당, 연남아파트, 연트럴파크라고 불리는 '경의선숲길공원'…. 작은 동네일지언정 그 안에 숨겨진 이야기는 크고, 넓고, 깊다. 서울에 이런 데가 있었나? 이런 생각이 들정도로 연남동만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는 동네에 대한 단편적 정보만을 담은 책이 아니다. 그보다 중요한 '사람살이'를 눌러담았다. 사람이 모여 사는 곳을 동네라고 부른다면, 동네는 이네들의 삶을 닮고 있고, 그 삶의 조각들이 모여 거대한 '기억의 집합체'가 된다. 말인즉 내가 아는 동네가 다른 사람이 아는 동네가 되어 공유된 그 기억들은 곧.. 2018. 2. 15.
2018 독서노트(34)매거진 B-MOLESKINE 몰스킨 아직 쓰여지지 않은 책, 몰스킨 고무밴드와 미색종이, 적당히 두꺼운 하드커버, 심플한 디자인, 아이디어가 샘솟을 것 같은 감성…. '몰스킨'은 특별한 노트의 대명사다. 이 세상의 수많은 크리에이터들이 몰스킨의 노트에 아이디어를 적는다. 그림일기, 글쓰기, 브레인스토밍, 낙서, 요리 레시피, 건축 설계 등 용도가 무궁무진하다. 몰스킨의 기원은 1800년대 프랑스 제본업자들이 서점에 납품해 팔던 노트다. 그때도 단순한 디자인이 특징이었단다. 이런 형태의 노트는 그 명맥이 끊어졌다가 1995년 이탈리아에사 부활했다. 디자이너 마리아 세브레곤디는 피카소, 헤밍웨이가 썼다는 옛노트를 부활시키고자 여행용품 디자인업체 '모도 앤 모도'를 찾았다. 모도 앤 모도는 마리아 세브레곤디의 제안을 수락해 여행용품중 하나로 검.. 2018. 2. 15.
2018 독서노트(33)GRAPHIC #41, W쇼 몇 줄 이번 디자인 잡지는 특별하다. ' W쇼'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 지난 30여년 간 중요한 성취를 거둔 여성 디자이너 작업을 되돌아보는 특별판이다. 북다지인부터 영화포스터, 식료품, 아이덴디티 디자인까지 다양하다. 재미가 쏠쏠하다. 잡지 뒷면에는 여성디자이너들의 이름이 인쇄되어 있다. 여러 디자인 작품들 중에 어쩔 수 없이 눈길을 끄는 건 술과 담배관련 디자인이다. 이정숙 서울여자대학교 명예교수가 전매청(현 KT&G) 디자인실에 근무하던 시절(1973~75) 진행했던 담배포장 디자인란다. 당시 현대적인 느낌의 담배 디자인을 실현했다는데, 지금의 담배 디자인과 비교해도 재미있을 듯하다. 또 국회의원 손혜원이 브랜딩 디자이너 시절 진행했다는 '진로' 소주 브랜드 아이덴티티 디자인도 흥미롭다. 오늘 참이슬을 .. 2018. 2. 14.
2018 독서노트(32)아, 입이 없는 것들 이성복 시집. 아, 날마다 상여도 없이, 훌훌 떠나는 오늘이여. 뒤돌아보는 순간 소금기둥으로 변하지 않고, '후회'만 차가운 바람으로 휘몰아치네. 57날마다 상여도 없이 / 이성복 저놈의 꽃들 또 피었네먼저 핀 꽃들 지기 시작하네나는 피는 꽃 안 보려고해 뜨기 전에 집 나가고,해 지기 전엔 안 돌아오는데,나는 죽는 꼴 보기 싫어개도 금붕어도 안 키우는데,나는 활짝 핀 저 꽃들 싫어저 꽃들 지는 꼴 정말 못 보겠네날마다 부고도 없이 떠나는 꽃들,날마다 상여도 없이 떠나가는 꽃들 2018. 2. 13.
2018 독서노트(31)당신의 아주 먼 섬 2017년 1월 18일 세상을 떠난, 故 정미경 작가의 장편소설. 그녀의 마지막 작품. 세시.흘러가는 건 시간일까. 아니면 살아 있는 것들이 그물코처럼 얽혀 있는 시간의 눈금 위를 걸어가는 건가. 노려보고 있는 사이 직각을 이루었던 바늘 각도가 조금씩 좁아진다. 투명한 듯 흐물거리는 덩어리가 성긴 그물코 사이로 느리게 흘러내린다.-7쪽- 어떤 시간은, 그것이 제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될것임을 예감하게 한다. 어떤 하루는, 떠올리면 언제라도 눈물이 날것이라는 걸 미리 알게 한다.-194쪽- "아, 진짜 까탈스런 고객이네. 사실 나도 처음엔 좀 이상했는데, 슬픔은 깎다 만 사과라고 우기다보면, 그걸 마저 깎아서 어쨌든 먹어치워야 할 듯도 하고, 꼭꼭 씹다보면 단맛이 느껴질 것 같기도 하고. 사과의 .. 2018. 2. 13.
2018 독서노트(30)거장의 노트를 훔치다, 로랑 티라르 "영화감독들은 대체 그런 장면을 어떻게 만들어내는 걸까."로랑 티라르의 책를 읽으면 어느정도 답이 보인다. 내가 홍콩영화를 좋아하기에 '오우삼' 감독 편을 흥미롭게 읽었다. 페이스오프, 영웅본색, 첩혈쌍웅, 미션 임파서블2, 종횡사해…. 그의 필모그래피를 보며 영화속 장면을 떠올린다. 오우삼 감독은 어떻게 촬영할까. "이론은 나에게 아무 의미가 없다. 영감을 얻으려면 실제 촬영장에 있어야 한다. 그래서 대게, 내가 가장 먼저 보고 싶어하는 것은 배우들이 어떻게 움직이는가, 어떻게 연기하는가다. 그리고 그것과 내 아이디어를 섞는다. 먼저 간단한 리허설을 한 번 한다. 리허설 방식은 이렇다. 그 신이 가령 외로움에 관한 신이라고 하면, 나는 배우에게 아주 감각적인 방식으로 그 연기를 하라고 주문한다. "창으.. 2018. 2. 12.
2018 독서노트(29)창의성을 지휘하라, 픽사 스토리 직원 누구나 자유롭고 솔직한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것. 각자 제작중인 작품에 대한 지속적이고 솔직한 피드백. 픽사가 창조적인 조직문화를 지속하는 비결이다. 쉬운듯 하지만 결코 쉽게 추진할 수 없는 직문화다. 애드 캣멀의 책를 읽었다. 참고할만한 부분을 옮겨본다. 픽사직원들은 평범한 작품에 안주하지 않고 탁월한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브레인트러스트라는 매커니즘을 활용한다. 몇 달에 한 번씩 모여 각자 제작 중인 작품을 평가하는 브레인트러스트는 픽사 제작진 사이에 솔직한 예기가 오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중요한 시스템이다. 브레인트러스트 시스템의 근간은 간단하다. 영리하고 열정적인 직원들을 한 방에 모아놓고 문제들을 파악하고 해결하라고 맡기고, 서로 솔직하게 의견을 얘기하도록 장려하는 것이다. 정직을 요구받는 상.. 2018. 2.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