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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은행2415

대입재수이야기(4) - 투명인간이 되고 싶었던 간절한 이유 다음 글은 어찌어찌하다가 수능을 세 번 보았던 내 청춘의 이야기다. 성공담이라기보다는 실패담 혹은 에피소드에 가깝다. 집 눈치를 살살 보며 반수에 가까운 재수를 시작했다.8월부터 본격적인 수능공부를 했다. 마음은 잡히지 않고 불안불안했다.그러다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아놔...고등학교 선생님들을 또 어떻게 보냐...' 8월말 정도에 수능원서 접수를 하는 기간이 돌아온 것.수능원서를 접수하려면 모교인 고등학교를 찾아가야 했다. 오랜만에 찾아간 모교.교무실 문을 주르륵 여니, 고등학교때 나를 가르쳐주셨던 선생님 몇 분이 눈에 띄었다.한 선생님은 이 녀석이 왜 왔는지 알겠다는 눈치였다. "야, 오랜만이다. 뭐하러 왔냐?""(아시면서 ㅜ,ㅜ)네...수능 원서접수 때문에.." 그렇게 아는 채 해주시지 않아도 되.. 2012. 11. 15.
대입재수이야기(3) - 대학생도 고등학생도 아닌 잉여인간의 탄생 다음 글은 어찌어찌하다가 수능을 세 번 보았던 내 청춘의 이야기다. 성공담이라기보다는 실패담 혹은 에피소드에 가깝다. 2003년 여름 자퇴를 하고 대입재수를 결심하니 나의 인생계획은 틀어졌다.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가려했던 군대를 1년 미루게 생겼다. (사실 2년을 미루게 될 줄은 몰랐지만.ㅋㅋㅋㅋ이때는 삼수할 줄은 몰랐으므로.) 대학교 4개월을 다니다가 자퇴하고 재수를 했으니 '반수'라는 용어를 써야 맞다. 그런데 무슨 상관이랴.. 뭐..크게 보면 다 재수생이니. 쩝.수능이 4개월 정도 밖에 안남았고 나의 신분은 이렇게 변해 있었다. 대학생도 고등학생도 아닌 재수생. 잉여인간의 탄생이었다. 대학생의 패기와 고등학생시절의 거창한 꿈은 안드로메다로 떠났다. 그 때부터 '재수없다'라는 말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2012. 11. 14.
대입재수이야기(2) - 대학교 자퇴서 내던 날, 기차는 우울을 싣고 다음 글은 어찌어찌하다가 수능을 세 번 보았던 내 청춘의 이야기다. 성공담이라기보다는 실패담 혹은 에피소드에 가깝다. 2003년 7월 여름. 공대생이었던 나는 자퇴를 하기 위해 대학교 캠퍼스를 찾았다. "자퇴 하려고 왔는데요.""네?" 자퇴하는 학생을 오랜만에 보는지 긴 머리의 여자 교직원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자퇴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죠?""네, 여기 서류작성하시고요. 자퇴이유 적고, 학과장님 도장을 맡으셔야 돼요." 대학교 자퇴는 간단하면서도 귀찮은 과정이었다. '아놔..뭐라고 써야 되는겨...' 서류에 이것저것 적어 나가다가 자퇴이유에서 막혔다.몇 십초를 망설이는데 보다못한 교직원이 이렇게 말했다. "그냥 간단하게 적어주시면 되요. 학업상의 이유라던지..전공이 안맞아서 새로운 공부를 하기 위해.. 2012. 11. 13.
대입재수이야기(1) - 대학교 자퇴결심을 부모님께 말하던 날 다음 글은 어찌어찌하다가 수능을 세 번 보았던 내 청춘의 이야기다. 성공담이라기보다는 실패담 혹은 에피소드에 가깝다. "어머니..저...할 말 있는데요.." 대학교 1학년이었던 2003년 여름, 후덥지근한 여름밤이었다. 그 날은 유난히 똥줄이 탔다. 아버지는 TV를 보시느라 거실에 누워 계셨고, 어머니는 설거지를 끝내시고 내 방에 들어와 방바닥이 더럽다며 잔소리를 하시는 중이었다. "무슨 할 말?""그게..저.." 어머니는 내 표정을 보고 귀신같이 알아채셨다. 동정심을 구하는 의도된 표정이긴 했지만. "너.. 무슨 일 있구나..빨리 말해봐.." 최대한 우울한 표정으로 말씀드리면서, 어머니의 표정을 재빠르게 훝었다. "저..학교...자퇴하고 싶어요..적성도 안맞고...등록금도 비싸고..""뭐?...후,,(.. 2012. 11. 12.
김훈 소설 <흑산>, 삶은 무엇인가하고 들여다보다 1. 소설은 어렵다, 그래도 김훈 소설은 챙겨보는 나소설을 읽으면 등장인물의 이름을 쫓아가느라, 거대한 서사를 따라가느라 머리가 복잡할 때가 많다. 어떻게 300여페이가 넘는 종이에 그런 이야기들을 풀어낼 수 있는 것인가하고 감탄만 하다가 마지막 페이지에 이른다.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고 등장인물에 대한 이미지나 대략의 줄거리만 남을 때가 많다. 그 소설을 제대로 읽지 않은 탓이다. 너무 많은 등장인물이 나오는 경우에는 연필로 이름을 적어가며 읽은 소설도 있다.  여러가지 이유때문에 소설은 내가 가장 읽기 어려워하는 장르중 하나다. 그럼에도 같은 소설을 읽고나서도 전문용어로 날카로운 평론을 하는 평론가 분들을 보면 입이 떡 벌어진다. 이 소설이 이렇게 큰 의미를 지니고 있었나하고 내 뒤통수에 벼락을 내리.. 2012. 11. 10.
섬순례자 강제윤의 섬여행기, 그 별이 나에게 길을 물었다 시인 강제윤씨는 2006년 가을부터 한국의 사람사는 섬 500여 곳을 모두 걷겠다는 목표를 잡았다.그 결과물이 책 와 로 발간되었는데 그중 후자의 책을 읽게 되었다.책에는 시인이 직접 찍은 섬 사진들과 섬에서 보고 느낀 것들이 수필처럼 담겨 있다. 책을 읽으며 놀란 것은 우리나라에 이렇게 멋진 섬들이 많았나 하는 것이고, 우리나라 섬이 4,400개가 넘는 다는 사실이었다. 신안 가거도, 신안 만재도, 신안 도초도, 진도 독거도, 군산 선유도, 군산 무녀도, 당진 대난지도, 당진 소난지도, 통영 한산도, 강화 교동도, 옹진 대청도, 옹진 소청도, 강화 백령도, 안도 당사도 등등. 책에 나오는 섬들은 그 이름만큼이나 개성있는 모습과 이야기들을 품고 있었다.시인은 그런 이야기들을 시인 특유의 감성적인 시각으로.. 2012. 11. 9.
매혹적인 책리뷰 블로그 5곳 책을 사랑한다면, 가끔씩 들려보면 좋은 블로그.하루중 언제 짬을 내어 이 많은 책들을 읽으시는 걸까.책리뷰들은 미니책을 읽는 것과 같다. 1.여강여호의 책이 있는 풍경 : http://yeogangyeoho.tistory.com/ 2.착선의 독서실 : http://newidea.egloos.com/ 3.책과 핸드폰 : http://bookhand.tistory.com/ 4.책읽는 프로메테우스 : http://blog.naver.com/enneaplus 5.행간을 노닐다 : http://maggot.prhouse.net 2012. 11. 9.
자취생이 밥 넣는 풍경 자취생이 밥 넣는 풍경 영화 에서 '밥은 먹고 다니냐'라는 송강호의 대사가 생각나는 하루. 부스스한 머리를 이끌고 고시원 공용 주방으로 뚜벅뚜벅 걸어간다. 슬리퍼를 질질 끌며 세상에서 가장 귀찮은 표정으로 싱크대 앞에 선다. 밥그릇과 수저를 물에 행구고는 밥통에서 말라붙은 밥을 뜬다. 공용 냉장고를 열어본다. 다른 사람들의 반찬과 섞여 있어 내 반찬은 어디로 갔는지 잘 보이지 않는다. 매일 찾을 때마다 시간을 소비한다. 겨우 깍두기통과 멸치통을 찾는다. '라면이나 끓여 먹을까'하는 생각이 빠르게 스친다. 다시 마음을 잡고 밥을 먹기로 한다.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 방문을 여는 찰나. 저쪽에서 부스스한 머리로 나와 비슷한 표정으로 걸어온다. 책상밑 상자에서 김을 꺼낸다. 반찬통을 열고 밥 한숟가락을 .. 2012. 11. 8.
박웅현의 책은 도끼다, 반추하는 동물 소를 닮은 책 박웅현의 책은 도끼다, 반추하는 동물 소를 닮은 책 1. 박웅현의 책은 반추하는 동물 소를 닮았다텁텁한 방구석에서 '우유속에 모카치노 커피'를 홀짝이며 이 책을 읽었다.책를 읽노라면 소 한마리가 되어 여물을 꼭꼭 씹어먹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전에 만났던 문장들을 곱씹게 되고 새로운 의미를 느끼며 반추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인 광고인 박웅현씨는 평소에 다독보다는 한달에 3권 정도의 책을 깊이 읽는 버릇이 있다고 한다. 언뜻 보면 저자 자신이 감명깊에 읽은 책에서 엑기스 문장만을 뽑아 수록한 책같지만, 평소 책 한 권일지언정 꼼꼼이 깊이 들여다보는 사람만이 쓸 수 있는 쓰기 어려운 책이다. 이 책은 경기창조학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된 인문학 강독회의 내용을 모아 묶어 낸 것이자, 저자가 .. 2012. 11.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