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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은행2457

봄비 오후 8시 53분.겨울의 뒤뜰에 봄비가 내리고 있다.손목에서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깨어 났나 보다.맥박이 폴짝폴짝 뛴다.빗방울이 엉덩방아를 찧는 소리도 들린다.통통..통통...자취방은 LP판이다. 2016. 3. 5.
우산 펴기 귀찮아 가끔은 우산을 펴기 귀찮아빗방울에 눈을 그려주고 싶어똑바로 보고 알아서 나를 피해가라고봄이 오면 꼭 사랑을 해야할 것만 같아비가 오면 꼭 우산을 펼쳐야 할 것만 같아사랑도 하지 않고 우산을 펴지도 않으면자취방에서 곰팡이처럼 슬어있으려나 2016. 3. 4.
영화 '동주'를 봤다 영화 '동주'를 봤다. 1945년 그는 눈을 감았다. 하늘과 별과 바람과 詩는 세상에 남았다.내가 보는 것들이 언젠가는 사라진다고 생각하면 슬프다.내가 보는 것들이 남아있고 언젠가 내가 사라진다고 생각해도 슬프다.네가 보는 것들이 언젠가는 사라진다고 생각하면 슬프다.네가 보는 것들이 남아있고 언젠가 네가 사라진다고 생각해도 슬프다.우리가 보는 것들이 언젠가는 사라진다고 생각하면 참 슬프다.우리가 보는 것들이 남아있고 언젠가 우리 모두가 사라진다고 생각해도 슬프다.살아있는 건 참 좋은데, 살아간다는게 왜 이리 슬픈지 모르겠다. 2016. 3. 3.
섬청년탐사대 이야기(3)관매도 해양쓰레기를 줍다가 별의별 생각 섬이 만약 콧구멍을 가지고 있다면 이날 코딱지 한 번 시원하게 파준 정도 였을 것이다. 그래도 섬은 무척 고마워 하지 않았을까. 섬이 만약 신발을 신고 다닌다면 발바닥을 성가시게 하는 작은 모래 알갱이를 빼 준 정도 였을 것이다. 그래도 섬은 고맙다며 흰 치아를 드러내며 웃어보였을듯 하다. 섬청년탐사대원들은 지난 28일 진도군 관매도 해변의 골짜기를 찾아가 해양쓰레기 치우기 봉사활동을 펼쳤다. 처음엔 막막했다. 저 많은 양을 언제 다 치우나. 허..참..재밌는 것이..참 놀라운 것이.. 탐사대원들이 모두 힘을 합치니 골짜기를 가득 메웠던 쓰레기들이 조금씩 사라져갔다. 이날 귀중한 유물을 발굴하는 심정으로 모래를 팠다. 너덜너덜해진 구두와 줄무늬 슬리퍼가 얼굴을 내밀었다. 바다 위를 걸어 온 것인가비네. .. 2016. 3. 2.
대전이 좋다! 2016 제14기 대전시 e-시정도우미 모집 대전시가 대학생 참여프로그램 '대전시 e-시정도우미'를 운영한다. 모집요강은 다음과 같다. 대학생활의 꽃, 대외활동을 대전시와 함께 해보는 것은 어떨까? 1. 모집인원 : 100명 내외 2. 모집기간 : 2016년 2월 19일(금)~ 3월 8일(화) 24:00 3. 지원자격 : 대전권 대학 재학생 및 대전시에 주민등록이 있는 대학생 ※ 대전시정에 관심이 많은 SNS 활용능력 우수자, 온오프라인 활동 가능자 우선 선발 4. 지원방법 :전용홈페이지(supporter.daejeon.go.kr) 공지사항에서 신청서를 내려받아 작성후 e-mail(zepero126@korea.kr)로 전송 5. 활동내용 : -참신한 시정홍보 SNS 콘텐츠 제작 및 홍보 -시 공식 블로그, 페이스북 등 SNS 콘텐츠 공유 및 댓글 .. 2016. 3. 2.
섬청년탐사대 이야기(2)관매마을 87세 할머니의 뒷모습은 문장의 마침표를 닮았다 진도군 관매도 마을 돌담길따라 걷다보면 옛 이야기를 간직한 할머니들과 만날 수 있다. 할머니들의 주름진 손을 잡으면 온돌방 아랫목처럼 뜨뜻한 삶의 이야기들이 혈관을 지나 가슴에 전해진다. 때론 그 이야기들이 눈물샘에 고여 울컥해지기도 한다. 2월 28일 섬청년탐사대원으로 관매도 관매마을을 찾은 날이 그랬다. "이제 죽을 날만 남았지 뭐…영감은 작년에 먼저 떠났어.." 배추 밭 흙을 호미로 고르고 있던 할머니는 한숨을 뱉으며 말했다. 진달래빛 팔토시를 찬 팔뚝을 무릎위에 힘없이 떨어트렸다. 잠시 먼데를 바라보시는데... "저어~기 노오란 꽃 피었네..저게 뭐시더라. 응...유채꽃…." 할머니는 관매도에서 태어나서 이곳에서 87년간 쭉 살아오셨단다. 할머니는 딸 셋, 아들 하나를 두고 있다. 딸들은 목포에,.. 2016. 3. 1.
섬청년탐사대 이야기(1) 세상에서 가장 슬픈 과자 이름 착한 감자, 화이트 초코, 초코파이, 후레쉬베리, 오레오, 초코칩 쿠키, 몽쉘, 코카콜라, 빠다 코코넛, 홈런볼…. 목이 메었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과자들이었다. 1월 30일 팽목항 세월호 분향소에는 아직 뜯지 못한 과자들이 희생자들의 영정 앞에 놓여 있었다. 꽃다운 소년소녀들의 손은 즐겨 먹던 과자봉지를 뜯을 수 없다. 이들의 과자봉지 부스럭 거리는 소리를 영영 들을 수 없다. 세월호 희생자들의 시간은 팽목항에 멈춰 있었다. 얼굴 없는 액자를 바라보는데..그저 먹먹했다. "세월호 속에 아직 우리 OOO가 있습니다." 아직 차가운 바닷속에서 건져내지 못한 이들의 넋은 사진없는 액자로 걸려있었다. 한쪽에는 수천 마리의 노란 종이배가 떠나지 못한채 정박해 있고...그 옆에 다시 노란 종이배. 노란 리본. .. 2016. 3. 1.
토지 17권 밑줄 그은 문장 한 개인의 삶은 객관적인 것으로 판단되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불행이나 행복이라는 말 자체가 얼마나 모호한가. 가령 땀 흘리고 일을 하다가 시장해진 사람이 우거짓국에 밥 한술 말아먹는 순간 혀끝에 느껴지는 것은 바로 황홀한 행복감이다. 한편 산해진미를 눈 앞에 두고도 입맛이 없는 사람은 혀끝에 느껴지는 황홀감을 체험할 수 없다. 결국 객관적 척도는 대부분 보잘 것 없는 우거짓국과 맛좋은 고기반찬과의 비교에서 이루어지며 남에게 보여지는 것, 보일 수 있는 것이 대부분 객관의 기준이 된다. 사실 보여주고 보여지는 것은 엄격히 따져보면 삶의 낭비이며 진실과 별반 관계가 없다. 삶의 진실은 전시되고 정체하는 것이 아니며 가는 것이요 움직이는 것이며 그리하여 유형 무형의 질량으로 충족되며 남는 것이다.-박경리의.. 2016. 2. 22.
내가 없어도 지구와 직장은... "내가 없어도 지구는 잘 돈다.내가 없어도 직장은 잘 돌아간다."-in 북카페 대흥동, 끄적끄적- 2016. 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