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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은행2415

밥그릇에 묻은 밥 한 톨을 바라 보며 밥그릇에 묻은 밥 한 톨을 바라보며 오늘도 어김없이 먼지 쌓인 밥통에서 딱딱물렁한 밥을 꺼내 끼니를 해결했다. '딱딱물렁하다'라는 표현은 한번 만들어 본 것이다. 밥을 지으면 2일을 가지 못해 밥이 좀 누렇고 딱딱해진다. 밥통이 고장났나보다. 보온이 잘 되지 않는다. 밥통이 그야말로 밥통이 돼 버린 것인가. 그래도 밥통이 아주 못쓸 정도로 고장나지는 않아서 조금씩 밥을 하고 이틀 정도는 괜찮은 밥을 먹을 수 있다. 이건 그나마 괜찮다. 괴로운 것은 마음의 배고픔과 배의 배고픔이 동시에 찾아 올 때다. 배의 배고픔은 라면을 끓여먹어서라도 해결할 수 있는데 마음의 배고픔은 그게 잘 되지 않는다. 마음의 배고픔은 가슴이 텅 빈 것처럼 적적할 때 찾아온다. 왜 사는가, 무엇을 잘하는가, 무엇을 하고 싶은가 등등.. 2012. 8. 27.
김용택의 섬진강, 내가 좋아하는 시집 김용택 시인의 '섬진강'은 내가 좋아하는 시집중 하나이다. 이 시집을 펼치면 섬진강물줄기로 마음속으로 흘러들어올 것 같은 상상이 든다. 시집안에는 1번에서 20번까지 섬진강 연작시가 들어있다. 그중에서도 '섬진강1'을 가장 좋아한다. 김용택 시인은 내가 고등학교때 처음 만나게 된 시인이다. 어쩜 이렇게 자연의 소재를 가지고 멋진 시를 쓸 수 있을 까 감탄했다. 이 시집의 곳곳에 낙서의 흔적이 있다. 시를 읽다가 나도 한번 써볼까 끄적거렸지만 지우개로 지운 흔적이 많다. 연필로 써서 다행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민망할 뻔 했다. '섬진강' 연작시는 이 세상에 김용택 시인의 존재를 알려준 시라고도 할 수 있다. '섬진강1'의 마지막 연을 옮겨 보겠다. 지리산이 저문 강물에 얼굴을 씻고일어서서 껄껄 웃으며무등산.. 2012. 8. 24.
돈의 인문학, 돈 한푼 없어도 얻을 수 있는 것은? 돈의 인문학, 돈 한푼 없어도 얻을 수 있는 것은? 김찬호 교수님의 책을 읽었다. 책 뒷표지에 쓰인대로 '인문학적인 사유로 풀어낸 돈과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은 책이다. '돈은 인류가 만들어낸 매우 희한한 발명품이다. 그것은 외부 세계에 있는 객관적인 제도이면서, 동시에 인간의 마음과 존재에 심층적으로 얽혀 있는 에너지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돈이 우리의 삶 속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캐묻고자 한다.'- 7쪽 - 이 책을 왜 쓰셨을까 살펴보니 7쪽에 잘 나와있다. 책을 읽으며 이런 질문을 던졌다. 돈은 과연 나의 삶속에서는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 것일까? 오랜만에 친구들과 만났을 때 '돈'은 나 자신을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다. 지갑에 돈이 두둑히 있으면 '무엇을 하자'고 자신있게(?) 말하는 경.. 2012. 8. 23.
고도원의 책<잠깐멈춤>, 밑줄그은 문장들 고도원의 책, 밑줄그은 문장들 고도원씨의 책을 읽으며 내 영혼의 꽃밭을 거닐었다. 영혼의 꽃밭이라는 표현은 이 책의 표지에 쓰여 있는 단어다. 영혼의 꽃밭이라는 단어에서는 왠지 향기가 난다. 이 책의 글귀들도 마찬가지다. 삶의 향기가 진하게 코끝을 간질인다. '잠깐멈춤'이라는 말을 실천하기는 참으로 어렵다. 무엇이든지 바쁘게 움직이지 않으면 하루가 허전한 세상이고, 뒤쳐지는 삶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바쁠수록 잠시 멈추고 힘들수록 지친 마음을 돌볼 수 있다면 언제나 인생은 좋은 시작'이라고 책은 말합니다. 향기나는 문장들을 밑줄 그어 봤습니다. 일생중 적어도 하루는 가슴이 뜨겁게 뛰어야 합니다.특히 청년기에는 반드시 그런 날이 있어야 합니다.'불타는 열정'이 가슴에 지펴지면 인생이 달라집니다.그러나 그 .. 2012. 8. 17.
센델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뭐가 있나? 마이클 센델의 책. 돈으로 살 수 있는것인 '우유속에 코코아'를 홀짝 마시다가,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인 을 읽었다. 센델교수가 15년동안 시장의 도덕적 한계에 대해 철저히 고민한 것들을 담은 책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역시나 15년 동안의 사색이 담긴 내용을 한 번 읽고는 잘 이해되지 않았다. 다만 이 책의 끝장을 덮고 머릿속에는 다음과 같은 생각이 뚫고 들어왔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을 돈으로 사려 할 때 언제나 문제가 생긴다. 돈으로 값을 매길 수 없는 것들에 값을 매기려 할 때 부작용이 발생한다. 그 부작용은 센델이 말하는 시장의 도덕적 한계가 아닐까?" 역시나 책을 읽고나면 결국 두 줄 아니면 세 줄밖에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나마 다행이다. 센델의 를 한 번 읽고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는.. 2012. 8. 16.
이지성이 말하는 인문고전독서법 인문고전 독서를 강조하는 이지성 작가의 책를 읽고나서 후회가 물밀듯이 밀려왔다. 그동안 인문고전을 열심히 안읽고 뭐하며 살았나 싶었으니까 말이다. 그와 동시에 그야말로 독서 의지가 꺾이는(?) 책이었다. 책속에 나오는 조지소로스, 후쿠자와 유키치, 에디슨, 루이 루지에, 이병철, 정주영 등 유명인사들의 인문고전 독서 이력들을 살펴보며 까무라쳤기 때문. 그들은 내가 어렸을 적 동네에서 숨바꼭질을 열심히 하고 있을 때, 그들은 집이나 서당에서 인문고전들을 열심히 읽고 있었다. 내가 중고등학교때 읽고 싶은 재미난 책을 읽다가 잠이나 퍼질러 잘 때, 그들은 집에 강사를 두거나 홀로 틈틈히 인문고전을 재미나게 읽고 있었다. 학창시절 내가 주입식 교육으로 로봇이 되어갈때, 그들은 홀로 사유하는 철학자가 되고 있었다.. 2012. 8. 15.
친일파는 살아있다, 등골이 오싹한(?) 책 친일파는 살아있다 우리 역사속에서 친일의 잔재는 제대로 청산되었을까? 결코 그렇지 않다. 친일파들은 일제의 앞잡이 노릇을 하며 민족과 국가를 배신했다. 그 증거가 정운현씨의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친일파들은 해방이후에도 암세포처럼 나라 곳곳에 파고들어 민족의 정기를 거머리처럼 빨아 먹었다. 1945년 해방후 반민특위 등 친일파들을 청산하기 위한 노력들은 시도되었으나 번번이 좌절되었다. 국가 권력의 핵심층에는 친일의 전력이 있던 자들이 많이 있었고, 해방후 미군정역시 친일파들을 옹호하고 그들을 남한의 국가요직에 대거 기용한 것이 큰 원인이었다. 정운현씨의 책은 그동안의 무지를 일깨워주었으며, 친일 잔재를 청산하지 못한 역사가 어떻게 우리의 역사를 구정물처럼 흐려놓게 되었는지를 알게 해주었다. 지난 시.. 2012. 8. 14.
평범한 청춘이 책<안철수의 생각>읽으며 밑줄그은 문장 얼마전 계룡산 계곡물에 발 담그고 책을 읽었다. 다 읽지 못한 부분은 집에 와서 마저 읽었다. 드디어 안철수가 대외적으로 대선출마 선언을 하는 것인가하는 놀라움반 기대반의 감정으로 책장을 펼치는 순간! 서문을 보니 책을 출간한 이유가 담겨 있다. "내게 기대를 거는 분들이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제대로 파악해야 하고, 내가 가진 생각이 그분들의 기대에 부합하는 것인지 또 내가 그럴 만한 최소한의 자격과 능력이 있는지를 냉정하게 판단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책 서문에서 안철수의 말- 역시 안철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기대'란 '안철수의 정치판 진출 혹은 대선출마'일 것이고, '그분들의 기대에 부합하는 것'인지란 '내가 과연 정치를 잘 할 자질을 갖추었는가'라는 속뜻이 담겨있을.. 2012. 8. 13.
이츠키 히로유키 <타력>, 고난의 순간을 헤쳐나가는 힘 무더운 여름 일본의 원로작가인 이츠키 히로유키의 책 을 집어 들었습니다. '자력'이라는 말은 들어봤어도 '타력'이라는 말은 다소 생소했습니다. 저자의 의중이 무엇일까 고민하며 책장을 넘겨보았지만 쉽사리 잡히지 않았습니다.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실패만 하는 시기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스스로를 책망하지 말고 '흠, 아무래도 타력의 바람이 불지 않는 것 같군'하고 가만히 목을 움츠리고 있으면 됩니다.'- 책 39쪽 - 저자의 위 말을 듣고, '타력'은 '실패의 순간을 극복해 나가려하지 않는 소극적인 자세 또는 외부의 힘에 대한 순응적인 자세'를 뜻하는 말일까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작가가 분명 그런 뜻으로 한 말을 아닐텐데 하고 더 읽어나가야겠다는 생각이 굴뚝같았습니다. .. 2012. 7.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