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전체 글2444

박용래 시선, 마른 눈에 고인 물 눈물의 시인, 박용래.나는 가슴 답답할 때 하늘을 본다. 바다를 보러가고 싶다. 하루종일 잠잔다.시인 박용래는 마른 논에 고인 물을 들여다본다.맘 천근 시름겨울 때. 천근 맘 시름에 겨울 때 말이다.구름도 떠다니고, 새 한 마리도 날고, 햇살도 출렁이고, 흙더미 고운살도 보이고.마른 논에 고인 물.쩍쩍 갈라진 가슴에 비치는 슬픔.축 쳐진 꿈, 뱃살. 지방.시인 박용래는 어느 날 메모를 남겼다.'내 시의 행간은 버들붕어가 일으키는 수맥(水脈)이어야겠다'라고.겨울밤, 맹독을 가진 뱀처럼 차가운 이빨을 살갗에 꽂는 추위, 너란 녀석.ㅁ 버드나무 길 맘 천근 시름겨울 때천근 맘 시름겨울 때마른 논에 고인 물보러 가자.고인 물에 얼비치는쑥부쟁이염소 한 마리몇 점의 구름홍안(紅顔)의 소년같이보러 가자 함지박 아낙네.. 2016. 1. 25.
책 <종이책 읽기를 권함> 밑줄 그은 문장들 눈 내리는 겨울 밤. 남몰래 그리운 누군가의 이름을 적고 싶다. 커피 한잔을 마시며 종이책을 한 장 한 장 넘긴다. 시간도 그렇게 흐른다.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듯이.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 접어 놓고, 낙서하고, 침을 발라놓고. 연필로 밑줄 긋고, 생각을 달아놓고. 독서는 종이책을 긴 호흡으로 애무하는 일. "그까짓 영화 안 만들면 어때"라고 말한 사람은 전 생애를 영화에 바친 알프레드 히치콕이었다. 독서도 마찬가지다. 그까짓 책 안 읽으면 어때. 독서인이 모두 곧 교양인이요, 인격자라고 생각하는 것은 사실은 환상이다. 수천 권의 책을 읽은 사람이 굉장히 권위주의자라든지 사기꾼인 경우도 얼마든지 있다. 독서가 곧 교양과 인격의 척도라는 교조주의로부터 자신을 해방하는 일이야말로 즐거운 독서, .. 2016. 1. 23.
1월 23일 겨울, 약봉투 1월 23일 겨울, 허연 약봉투를 손에 꼭 쥐었구나누가 아픈게여세상이 아픈게여하늘도 어찌알고 약 한첩 지어준것잉가밥 꼭꼭 씹어먹고식후에 꼭 한 알 챙겨먹거라든.. 2016. 1. 23.
함께 읽기는 힘이 세다 속 유용한 팁 함께 읽기는 힘이 세다. 책 제목이다. 학생들을 한뼘한뼘 성장 시켜준 독서수업에 관한 에피소드가 담겨있다. 차곡차곡. 학생들과 효과적인 독서수업을 진행하거나 독서토론 능력을 향상시키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면 추천하고 싶다. 아래 양식은 인천 송천고등학교 김병섭 선생님이 만든 것이라고 한다. 지금도 학교 선생님이시려나. 김병섭 선생님을 뵌 적은 없다. ^^; 독서모임 산책을 운영할 때 살짝 참고하기도했다. 서평 뿐만 아니라 독서모임에서 책 이야기를 나눌때도 유용하다. 1~3. 명장면, 명대사책 내용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을 적고 그 이유를 자세하게 씁니다. 4. 첫느낌자신이 읽은 책의 이름, 저자, 출판사를 적고 자신이 이 책을 처음봤을 때 느낌을 솔직하게 적어봅니다. 이 책을 고른 이유를 말해봅니다.(.. 2016. 1. 21.
백석의 시 '고향', 나의 고향은 김치통을 열면... 백석의 시 '고향'을 좋아한다. 손목을 이유없이 어루만져 보았다. 맥박이 뛰는 자리에서 고향의 숨소리를 엿 듣기도 했다. 옛날 고향집에서 키우던 개의 이마가 만져지는듯도 했다. '손길은 따스하고 부드러워 고향도 아버지도 아버지의 친구도 다 있었다.' 넌즛이 웃게 되는 구절이다. 먼데 산을 보고싶어지고, 고향의 넉넉한 들판이 떠오르기도 하더라. 나의 고향은 냉장고속 김치통 안에 있다. 어머니가 맨손으로 김치를 담그시고, 뒤적거리고, 양념을 묻히고, 아들 생각을 했을 터이다. 김치통 뚜껑을 열면 고향집 거실 천장이 열렸으면 좋겠다. 그안에 배를 반쯤 드러내고 TV를 보고 있는 아버지. 곁눈질하며 이 인간, 이 인간을 찾기 직전의 오마니.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양말, 팬티. 그 모든 풍경이 보였으면 좋겠다. 김.. 2016. 1. 21.
열등콤플렉스, 미움받을 용기 열등감 자체는 그다지 나쁜 게 아닐세. 이것은 이해했지? 아들러도 말했듯이 열등감은 노력과 성장을 자극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니까. 가령 학력에 열등감을 느껴 "나는 학력이 낮다, 그러니 남보다 몇 배 더 노력하자"라고 결심한다면 도리어 바람직하지 않나.하지만 열등콤플렉스는 자신의 열등감을 변명거리로 삼기 시작한 상태를 가리킨다네. 구체적으로는 "나는 학력이 낮아서 성공할 수 없다"라고 하거나 "나는 못생겨서 결혼을 할 수가 없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지. 이렇게 일상생활에서 "A라서 B를 할 수 없다"라는 논리를 내세우는 것은 이미 열등감의 범주를 벗어난 걸세. 그건 열등 콤플렉스지.-94쪽, 미움받을 용기- 그렇지. 정말로 자신 있는 사람은 자랑하지 않아. 열등감이 심하니까 자랑하는 걸세. 자신이 우월하.. 2016. 1. 21.
올게심니, 이젠 없는 것들 "올게심니는 집 안, 안채 대청마루 기둥에 걸려 있던 그 무엇이다. 옛 사람들은 집 안에 곧잘 무언가 물건 가지를 앉혀 두거나 모셔 두거나 또는 걸어 두곤 했는데, 올게심니도 그중 하나다. 음력 그믐날 쳇바퀴가 걸리곤 했던 그 기둥 자리에, 옛날 같으면 올게심니가 집집마다 거의 빠짐없이 걸려 있었다. 그것도 여보란 듯이 매우 높다랗게 매달려 있었다. 아니, 섬겨지고 모셔지고 있었다고 하는 게 더 옳겠다. 벼를 비롯해 조, 수수 등의 곡식을 목 베어다가 엮어놓은 것이 다름 아닌, 올게심니였다. 물론 예사 낟알을 달아놓았던 건 아니다. 논 전체를 두고, 또는 밭뙈기 전체를 두고 가장 잘 여물고 가장 잘 익은 곡식알이 붙은 이삭이라야 비로소 올게심니가 될 자격이 있었다. (중략)왜 그랬을까? 이를테면 '곡물 .. 2016. 1. 20.
반짝 반짝 날개달린 작은 별, 별이 빛나는 밤 나는 새장안에 갇히 작은 새 같다.아득히 멀고 넓은 하늘을 향해 날기를 갈망하는. -별이 빛나는 밤, 지미 리아오 / 몇 쪽인지 모른다. 이 책에는 쪽수가 없다- 밤새 그 애의 창에서 새어나오는 빛은때로는 어두운 밤바다 위의 등대 같고,때로는 인간 세상에 떨어진 별 같다. -별이 빛나는 밤, 지미 리아오 / 몇 쪽인지 모른다. 이 책에는 쪽수가 없다- 진한 안개가 걷히길 기다리면, 곧바로 가장 아름다운 별밤을 바라볼 수 있다. -별이 빛나는 밤, 지미 리아오 / 몇 쪽인지 모른다. 이 책에는 쪽수가 없다- 일을 마치고 자취방에 들어왔다. 방바닥에 차가운 얼음같은 낙엽이 깔려 있었다. 보일러를 돌린다. 자취방의 분홍빛 심장에 따뜻한 피가 돌기 시작한다. 지미 리아오의 동화 '별이 빛나는 밤'을 펼쳐보다가... 2016. 1. 20.
매일 글쓰기, 사과모양 해 매일 글쓴다고 했는데, 마땅히 쓸 게 없다.쓸 게 없으면 방바닥이라도 쓸까.이쯤되면 쓰레받기나 빗자루가 지들이 알아서 방을 쓸 때도 되었는데.말없이 어두운 모퉁이만 지키고 앉았다.방 치우기 귀찮다.방바닥에서 사과 모양의 해가 잠시 떴으면 좋겠다.내 침대를 향해서.너무 뜨겁지 않게 비춰줬으면 좋겠다.그러다 배고프면 한 입 베어먹고 잠들 수 있게.눈꺼풀이 축 늘어진다.바람이 불고 꽃이 떨어져도.그대 널 위해.이문세 노래 가사.냉장고를 열면, 밤하늘이 보였으면.밖에 나가기엔 너무 춥다.졸라졸라졸라졸라 추워.겨울이긴 겨울이구나.만약사과나무에서사과가 똑 떨어지듯이태양이 똑 떨이진다면지구를 향해?아니면 우주를 향해? 2016. 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