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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93

2017 독서노트(27)이호신의 <숲을 그리는 마음> 한 겨울, 눈 덮인 산하를 더듬어 나가노라면 왠지 잃어버린 가슴을 만나게 되는 것 같다. 잠시 세속의 삶에서 벗어나 자연으로 돌아올 때, 세월의 앙금과 문명의 이기가 역사의 수레를 멈추고 비워지는 은혜를 느끼기 때문이다. 더구나 눈 내린 대지의 장려함과 수려함, 그 하늘 위로 때늦은 철새가 길을 내어 산을 넘어오는 비행을 목도할 때는 넋을 빼앗기지 않을 수 없다.-14쪽 일부- 도회지 자투리 땅이나 도로변에서도 잘 피어나는 개나리를 보면 마치 향수처럼 노오란 병아리의 봄나들이가 떠오른다.봄볕이 어느곳엔들 소홀하랴.보도 블록 틈새엔 민들레와 보랏빛 제비꽃이 앙증스레 얼굴을 내밀고 잠시 길을 멈추라 한다. 삶이 그리 바쁘고 각박해서야 되겠는가. 봄 마중이 발 밑이니 하늘을 잊은 자, 예서 봄을 느끼라고.담장.. 2017. 3. 1.
2017 독서노트(26)김훈의 <공터에서>, 밑줄 그은 문장 적막한 세상에서 몸 하나 비빌 대를 찾고자 살고 있는 게 아닐까. 호롱불조차 켤 수 없는 마음은 캄캄할 까. 환할까. 삶은 개별적이다. 힘들었겠다. 힘들다. 이 두 표현 사이에서 서로의 삶을 위로한다. 김훈의 장편소설 를 읽으며 엄습한 생각이다. 아버지는 삶에 부딪혀서 비틀거리는 것인지 삶을 피하려고 저러는 것인지 마장세는 알 수 없었지만, 부딪히거나 피하거나 다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아버지는 늘 피를 흘리는 듯했지만, 그 피 흘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는 삶의 안쪽으로 진입하지 못하고 생활의 외곽을 겉돌고 있었다. 아버지의 죽음은 노새나 말, 낙타처럼 먼 길을 가는 짐승 한 마리가 세상의 가장자리에서 얼씬거리다가 그 너머로 사라져서 보이지 않게 된 것처럼 느껴졌다. 아버지가 이 세상이 다시는 지분덕거릴 .. 2017. 3. 1.
2017 독서노트(20)매거진 B 스타워즈 편 고요한 밤. 편을 읽었다. 참 독특한 잡지다. 잡지안에 광고가 없다. 광고에 끌려가는 잡지가 아닌 콘텐츠로 승부하겠다는 철학이 엿보인다. 매월 한 가지의 브랜드를 선정해서 숨은 이야기를 발굴, 깊게 파고든다. 브랜드의 탄생배경부터 브랜드의 가치, 소비자들의 생각 등 다양한 관점에서 들여다보는 다큐멘터리 형식이다. 제60회 칸국제공고제에서 그래픽디자인, 디자인크래프트 부문 은사자상을 수상했단다. “브랜드의 철학을 어떻게 소개하느냐가 의 숙제에요. 무엇보다 소비자의 시각에서 보려고 하죠. 이를 위해 다큐멘터리 형식을 차용하고 있어요. 브랜드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어떤 소비자들이 즐겨 쓰고 있는지, 브랜드의 숨겨진 이야기도 찾아보고요. 업계 사람들만 이해할 만한 어려운 말로 설명하는 게 아니라, 실제 현장의 .. 2017. 1.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