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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독서노트(27)이호신의 <숲을 그리는 마음> 한 겨울, 눈 덮인 산하를 더듬어 나가노라면 왠지 잃어버린 가슴을 만나게 되는 것 같다. 잠시 세속의 삶에서 벗어나 자연으로 돌아올 때, 세월의 앙금과 문명의 이기가 역사의 수레를 멈추고 비워지는 은혜를 느끼기 때문이다. 더구나 눈 내린 대지의 장려함과 수려함, 그 하늘 위로 때늦은 철새가 길을 내어 산을 넘어오는 비행을 목도할 때는 넋을 빼앗기지 않을 수 없다.-14쪽 일부- 도회지 자투리 땅이나 도로변에서도 잘 피어나는 개나리를 보면 마치 향수처럼 노오란 병아리의 봄나들이가 떠오른다.봄볕이 어느곳엔들 소홀하랴.보도 블록 틈새엔 민들레와 보랏빛 제비꽃이 앙증스레 얼굴을 내밀고 잠시 길을 멈추라 한다. 삶이 그리 바쁘고 각박해서야 되겠는가. 봄 마중이 발 밑이니 하늘을 잊은 자, 예서 봄을 느끼라고.담장.. 2017. 3. 1.
2017 독서노트(26)김훈의 <공터에서>, 밑줄 그은 문장 적막한 세상에서 몸 하나 비빌 대를 찾고자 살고 있는 게 아닐까. 호롱불조차 켤 수 없는 마음은 캄캄할 까. 환할까. 삶은 개별적이다. 힘들었겠다. 힘들다. 이 두 표현 사이에서 서로의 삶을 위로한다. 김훈의 장편소설 를 읽으며 엄습한 생각이다. 아버지는 삶에 부딪혀서 비틀거리는 것인지 삶을 피하려고 저러는 것인지 마장세는 알 수 없었지만, 부딪히거나 피하거나 다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아버지는 늘 피를 흘리는 듯했지만, 그 피 흘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는 삶의 안쪽으로 진입하지 못하고 생활의 외곽을 겉돌고 있었다. 아버지의 죽음은 노새나 말, 낙타처럼 먼 길을 가는 짐승 한 마리가 세상의 가장자리에서 얼씬거리다가 그 너머로 사라져서 보이지 않게 된 것처럼 느껴졌다. 아버지가 이 세상이 다시는 지분덕거릴 .. 2017. 3. 1.
시지프의 신화와 지하철 출퇴근 직딩의 지하철 출퇴근은 시지프의 신화와 서로 통하는 면이 있을지도 모른다.출근하는 모습을 생각하다 문득 시지프가 생각났다.바위를 정상까지 밀어올리면, 바위가 굴러떨어지는 패턴이 무한 반복된다.시지프는 죄값을 치루고, 직딩은 왔다리갔다리 출퇴근을 한 대가로 월급을 받는다.직딩에게는 하나의 일이 끝나면 또 다른 일이 산더미처럼 쏟아진다.그 일은 시지프가 밀어올렸던 큰 바위만할듯. 2017. 2. 27.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사는 것이 슬슬 지칠 때가 있다.사는 것이 쓸쓸 할 때가 있다.사는 것이 솔솔 바람같을 때가 있다.사는 것이 살살 아플 때가 있다.사는 것이 씁쓸 할 때가 있다.사는 것이 쏠쏠 할 때가 있다.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울음을 토한다그럼에도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울음을 삼킬 때가 있다피울음을 삭일 때가 있다누구나 한 번쯤은 살면서 그렇지 않은가그렇지 않다면앞으로 더 살 날이 남았구나 2017. 2. 23.
2017 독서노트(25)이기호의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문득 이런 생각 1. 책 거의 첫 장에 나오는 ‘이순성’은 누구인가?2. 40편의 짧은 소설로 구성된 를 읽은 소감(자유롭게)3.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4.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는 삶의 태도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5. 어떻게 사는 게 더 좋은 삶이고, 나은 삶일까? 퇴근 후 집에 돌아와 옷을 훌러덩 벗는다. 침대에 눕기전 방안의 불을 끈다. 새카만 천장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왼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어둠속에서 유일하게 빛나는 멀티탭의 붉은 스위치. 그 불빛 하나를 움켜쥐고 침대에서 웅크린다. 몇 번을 뒤척이다 눈을 뜬다. 다시 천장을 응시하다보면 천장의 직사각형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눈이 어둠에 적응해 천장의 모서리와 책장이 희미한 선을 드러낸다. 벗어놓은 양말과 옷가지들이 보이기 시작.. 2017. 2. 20.
2017.2월 대전독서모임 산책-이기호<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2월 독서모임 산책^^ 선정도서 : 이기호 작가 일시 : 2월 20일(월) 오후 7시 30분 장소 : 여행문화센터 산책(라푸마둔산점 2층) 참가비 : 5,000원(커피&다과) 2017. 2. 15.
2017 독서노트(24)매거진 B-LEGO 편, 레고 용어는? 매거진 B-LEGO편을 읽었다. 이번에는 어린이와 어른 모두 즐기는 장난감 '레고'다. 레고는 1932년 덴마크 빌룬 지역의 목공소에서 탄생했다. 처음엔 바퀴달린 오리 모양의 나무 장난감이었다. 지금의 끼워마추는 조립식 레고의 모습을 갖추게 된 건 60여년 전 쯤이다. 레고는 단 6개의 브릭(기본다위인 직육면체 형테의 레고블록)으로 9억 1510만 3765개의 조합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레고가 장난감중에서도 창의력 대장인 이유다. 어렸을 때 레고를 잠깐 가지고 논 적 있다. 매거진 B를 읽고 다시 레고를 구매하고싶어졌다. 어린이날 레고를 갖고 싶다. 매거진 B에 레고 관련 용어를 정리해놓은 카테고리가 있다. 그대로 옮겨본다. 매니아층이 두터운만큼 기본 용어 정도는 알아두면 좋을듯하다. 아래 레고용어 .. 2017. 2. 1.
2017 독서노트(23)희망의 발견: 시베리아의 숲에서 "나는 겨울과 봄, 행복과 절망, 그리고 마침내 마음의 평화를 체험했다."-책 서문- 프랑스의 여행작가 실뱅테송은 문명의 중심에서 수십 발짝 벗어나고싶어했다. 그래서 시베리아 동남부에 위치한 바이칼호로 떠났다. 그곳에서 오두막을 짓고 살았다. 겨울과 봄을 거쳐 6개월간 자연과 마주했다. 책는 은둔의 기록이다. 혼자 있을 때의 나. 나의 고독을 거울에 비추고 있는 듯한 책이다. 실베테송처럼 한번쯤 떠나고 싶다. 훌훌 털어버리고. 주변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사회가 만든 틀에 갇히지 않고. 온전히 나를 마주하는 순간. 내가 만약 무궁화호 열차라면 잠시 철로를 일탈해, 때로는 뱀처럼, 때로는 논바닥을 기어들어가는 미꾸라지처럼, 때로는 바람처럼, 때로는 달리는 늑대처럼, 거친 자연으로 떠나고 싶다. 가끔 지.. 2017. 1. 27.
2017 독서노트(22)무인양품 디자인, 우리는 최대한 덜어낸다 무인양품(MUJI) 디자인이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인양품은 1980년에 탄생한 일본의 잡화브랜드다. 단순하고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의류와 가정용품, 식품 등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7000여종의 제품을 만드는 회사다. 이 회사의 디자인을 보면 '단순함' 그 자체이다. 디자인을 최대한 덜어내는 것이 무인양품의 철학이라고 한다. '브랜드 없는 브랜드'라는 역발상 철학이 담긴 무인양품을 소개한 책이 있다. 닛케이디자인이 지은 책이다. 무인양품에서 어떤 상품을 디자인할 때의 특별한 시스템이 있단다. '옵저베이션'이다. 이는 상품개발 직원이 직접 소비자의 가정을 방문해 각종 생활용품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관찰하는 제도다. 소비자의 불만과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서 무인양품의 제품이 탄.. 2017. 1.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