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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에세이218

침대는 과학이 아니라 음악이다 삐그덕 삐그덕 침대는 과학이 아니라 음악이다. 덩기덕 쿵 더러러러러 덩기덕 쿵 덕 떡 떡. 윗집에서 오랜만에 멜로디가 들린다. 아, 아아아. 윗집에 토끼 한 마리가 산다. 침대는 바이올린이다. 연주는 훌륭하지 못하다. 모가지가 길어서 슬픔 짐승이여 남자는 하는(?) 시간이 짧아서 슬픔 짐승이다. 내가 애써 듣는 게 아니라 들린다.토끼는 거북이를 보고 한숨을 쉰다. 2016. 1. 15.
비야 비야 비야 내리거든오마니 눈물샘엔 고이지 마라라오마니 마음 한 구석은 늘 젖어있다 비야 내리거든아부지 쪼그라든 뒷모습을 젖게하지 마라라아버지 뒷모습은 울고 있다 비야 너도 젖겠다얼른 집에 들어가라밤거리를 배회하지 말고 2015. 7. 27.
여름 여름이 내 등짝에 침을 흘리며퍼질러 잔다. 졸라 덥다.볼을 부비다가 내 때를 먹을까 걱정.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지만옷깃만 스쳐도 때가 나올 것 같은 날이다.비가 내리다 잠시 그쳤다.우산을 접는다.이 순간 삶을 접는 사람도 있겠지.무심코. 종이접기, 우산접기, 삶을접기. 그냥 잡생각 끄적인다. 2015. 7. 23.
자취방 냉장고 오늘도 냉가슴 앓고 있다.나는 이빨도 없어, 충지도 없어. 나의 고민은 김치통. 내 주인이 안먹고 있네.곰팡이 슬겠다 이눔아. 2015. 7. 20.
[직딩라이프]월급통장 월급통장은 ATM기가 아니지만, ATM기를 닮았다. 누가 그렇게 돈을 빼가는 것일까. 돈 낼 것도 많다. 과연 월급통장이돈이 들어오는 곳인가나가는 곳인가 모르겄다. 코빼기도 안비치고 말도 안하고 이놈의 돈들은 대체 어디로 가는 걸까. 한달에 숫자가 쌓이고, 한달에 한 번 숫자가 먼지처럼 사라진다. 통장에 첫 월급이 꽂히던 날 심장 밑에서부터 차오르는 온기. 그 따뜻함. 머릿속을 떠나디는 사고 싶은 것들, 하고싶은 것들. 한 턱 쏘라는 주변의 외침. 터벅터벅 집에 돌아와 우편함을 보면 이런 생각. 가스요금, 수도요금 고지서. 그 사이에 홀라당 빼가는 대출이자. 돈을 뺏기는 기분. 슝슝슝. 슝슝. 슝. 이것은 입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여. 월급통장에서 나는 소리여. 이게 다 업보지. 대학교 학자금 대출, 아껴.. 2015. 5. 21.
[직딩라이프]퇴근 후 하는 것 퇴근 후 하는 것.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간다. 버스를 갈아탄다. 뚜벅뚜벅 걷는다. 집 문을 열고 들어간다. 침대를 발견한다. 옷을 벗는다. 핸드폰을 만지작 거린다. 디비 누워서. TV를 켠다. 이불속에 파묻힌다. 좀 보다가 끈다. 디비 잔다. 불 끄러 가는 1m가 귀찮다. 디비 잔다. 쿨쿨쿨. 눈을 뜬다. 아오 씨. 다음 날이다. 퇴근 후 시간은 빛의 속도. 2015. 4. 14.
퇴근이 가까워 올때 퇴근은 '학교 종이 땡땡땡'이다. 아싸, 소리가 절로 나오니까. 2015. 4. 14.
인연 '인연'은 누구의 말처럼 정말 하늘에 날리는 '연'인가 보다.실을 끊어 먹고 연을 날려먹기 여러번.인연을 날려먹기도 여러번.인연은 바람처럼 스쳐가는 것.비록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이보다 더 인연을 설명해주는 것이 또있을까.인연은 소중한 것.이도 비록 평범한 표현이지만인연을 이처럼 잘 표현해주는 말이 또 있을까.인연을 찾는다.우리는 누구나.잃어버린 인연을 되찾기도, 새로운 인연을 찾기도.둘 다 어렵다. 봄인데 아직 바람이 차다. 2015. 3. 11.
꽃샘추위 바람이 불고 춥다. 봄이 냉가슴을 앓고 있네. 꽃망울을 어떻게 터트릴까하는 고민일까. 바람이 봄을 물어 뜯는 것 같다. 그러지말고 부드럽게 물어보지. 새싹과 꽂잎이 세상에 나올 준비는 잘 되고 있는가. 봄을 시샘하는 추위. 꽃을 시샘하는 추위. 바람이 불고 추워. 고향 정읍에는 한때 눈발이 휘날렸다고 한다. 2015. 3.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