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청춘 에세이218 우산의 직업 평상시엔 백수였다가1년 중 몇 일은 일거리가 있다.대신 밖에서 온 몸이 젖으며 일한다.집에 돌아와서는 축축히 젖은 몸을 말린다.그림자, 어둠속에서 밤을 보내며 눈물인지 땀인지 모를 빗방울을 몇 방울 떨구며.하루를 마친다.내일 하늘이 개고 비가 오지 않으면다시 백수로 돌아간다.하지만 잊혀지지 않고, 꼭 비가 올 일이 있으면찾게 된다. 우산은 일용직.그러다 먼지가 쌓이고, 녹이 쓰는 삶.비가와도 할 일이 없을 때도 있다.주인이 집에서 뒹굴면. 2013. 7. 27. 순대국밥 먹을 때 순대국밥이 나오기전 김치를 가위로 잘라 놓는다. 깍두기와 김치 몇 점을 집어 먹는다. 순대국밥이 나오면 소금을 뿌려 간을 맞추고, 이름을 모르는 가루를 넣는다. 아직까지 그 이름을 모른다. 어쨌든 후추처럼 생긴 가루를 한 숟갈 넣는다. 국물 한 숟갈 맛보고는 다시 소금을 조금 넣는다. 처음엔 국물맛을 즐긴다. 파에 고추장 무친 이름모르는 것을 남들이 넣길래 따라 넣는다. 밥은 천천히 붓는다. 밥이 들어가면 국물 고유의 맛이 안 느껴져서 그렇다. 건더기를 좀 걸러 먹고나서 쇠그릇에 담긴 밥을 털어 넣는다. 숟가락으로 푹푹 찌르며 쇠그릇 형태를 무너뜨린다. 숟가락에 밥과 국물이 한 번에 담긴다. 순대는 한 쪽으로 밀어놓고, 간, 창자, 돼지고기 등을 후적 후적 씹는다. 순대는 꼭 나중에 먹는다. 희한한 나의.. 2013. 2. 22. 웹툰 '죽음에 관하여' 쥑이네 이거 지인의 추천으로 웹툰'죽음에 관하여'를 보았다.보면서 '이런 웹툰이 숨어 있었다니'하는 생각이 들었다.1화부터 17화까지 나왔는데 그중 16화를 보고 가슴이 짠했다.16화는 어렸을 때부터 만났지만, 훗날 하나 둘 세상을 떠나가는 친구들을 다뤘다.젊었을 때는 사진을 찍으면 늘 다섯명이었던 친구들이 병과 사고로 죽으면서하나 둘 세상을 떠난다.그러면서 사진속에서 친구들의 모습이 하나 둘 사라진다.작가는 같이 찍은 사진에서 하나 둘 없어지게 하는 효과로 그 죽음들을 표현했다.16화뿐만아니라 나머지 편들도 죽음에 대해 많은 걸 생각하게 해준다.평소 죽음에 대해 잘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이 웹툰을 보고 삶과 옆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꼈다.살아있는 동안에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이런 생각의 유통.. 2013. 1. 14. 어머니, 나의 어머니 공모전 수상작품집이 도착하다 ▲ 수기집 표지 몇일 전 어머니, 나의 어머니 수기 공모전이 집에 도착했다.이 수기집에는 제 2회 어머니, 나의 어머니 수기 공모전 수상작들이 담겨있다.대상작은 물론이고 최우수상, 우수상, 장려상 수상 작품 모두 뛰어났다. ▲ 목차 하나 하나 읽어보니 어머니 이야기라 그런지 가슴이 뭉클하고 찡했다. 나도 이 공모전에서 장려상을 타서 지난 해 10월 시상식장에 다녀왔다. 당시 상탔다고 자랑도 하고 싶었지만..^^; 아주 큰 상을 받은 것은 아니어서 가족에게만 알렸었다.3개월이 지난 지금 그때의 추억을 떠올려 보았다.오랜만에 받아 보는 상이라 무척 기뻤다. ▲ 수상소감을 발표하는 내 표정이 의미심장하다 어머니를 모시고 시상식장에 가서 수상소감을 발표했는데 목이 메어서 혼났다. 난생 처음해보는 수상소감.수상소.. 2013. 1. 11. 부재자 투표하러 가는길, 캠퍼스 풍경 오늘 부재자 투표를 하러 충남대 중앙도서관에 마련된 투표소에 들렸습니다. 부재자 투표는 13일부터 14일까지 이루어지는데요.선거철이다보니 캠퍼스 안에도 투표를 독려하는 현수막들이 많이 걸려 있더군요.학과마다 개성있는 문구들이 발길을 붙드네요. 깔끔한 영어슬로건! 대학생들이라면 아마도 가장 와닿는 슬로건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하. 개그콘서트 용감한 녀석들의 말투를 패러디한 현수막도 보이네요. 충남대의 상징인 백마상을 잠깐 담아봤습니다. 겨울이라 그런지 잠바하나 걸쳐줘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크크. 암~그렇고 말고요! 개그콘서트 거지의 품격을 패러디한 것으로 보이네요. 크크. 영탑지에 있는 탑도 오랜만에 마주했습니다. 소중한 한표 행사하러 저도 지금 갑니다. 드디어 도서관 도착!! 도서관 로비에.. 2012. 12. 13. [2013 티스토리 사진공모전] - 가을의 끝을 붙잡고 [2013 티스토리 사진공모전] - 가을의 끝을 붙잡고 가을 혹은 가을의 끝자락에서 담은 풍경들. 2012. 11. 24. 자취생이 밥 넣는 풍경 자취생이 밥 넣는 풍경 영화 에서 '밥은 먹고 다니냐'라는 송강호의 대사가 생각나는 하루. 부스스한 머리를 이끌고 고시원 공용 주방으로 뚜벅뚜벅 걸어간다. 슬리퍼를 질질 끌며 세상에서 가장 귀찮은 표정으로 싱크대 앞에 선다. 밥그릇과 수저를 물에 행구고는 밥통에서 말라붙은 밥을 뜬다. 공용 냉장고를 열어본다. 다른 사람들의 반찬과 섞여 있어 내 반찬은 어디로 갔는지 잘 보이지 않는다. 매일 찾을 때마다 시간을 소비한다. 겨우 깍두기통과 멸치통을 찾는다. '라면이나 끓여 먹을까'하는 생각이 빠르게 스친다. 다시 마음을 잡고 밥을 먹기로 한다.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 방문을 여는 찰나. 저쪽에서 부스스한 머리로 나와 비슷한 표정으로 걸어온다. 책상밑 상자에서 김을 꺼낸다. 반찬통을 열고 밥 한숟가락을 .. 2012. 11. 8. 보문산 가을속을 거닐다 보문산의 가을. 토요일 보문산 둘레를 걸었다. 보문산은 대전광역시 중심부 남쪽에 솟아 있다. 보물이 묻혀 있다 하여 보물산이라고 불리다가 보문산이 되었다고 한다. 보문산 곳곳이 울긋불긋 단풍과 사람으로 붐볐다.그 풍경을 살짝 올려 보련다. 2012. 11. 4. 자취생에게 100원은 가끔 왕이로소이다 자취생에게 100원은 가끔 왕이로소이다 어디다 돈을 다 썼는지 지갑이 텅텅 빈 어느 날이었다.100원짜리 하나를 찾기 위해 침대 밑을 뒤지고, 책상에 놓인 책 아래를 뒤지고, 십원짜리를 모아놓은 컵을 뒤지고, 가방 주머니를 뒤지고, 청바지 주머니를 뒤졌다. 가장 싼 라면 하나가 700원이 조금 넘는데 100원이 모자라서 못사먹을 판이었다. 이놈의 동전을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아무리 찾아도 안보였다. 5분여를 뒤졌을까. 낮은 포복자세로 방바닥을 기어 다니다가 드디어! 침대 밑 저 깊은 어둠속에 갈치처럼 은빛을 내고 있는 100원짜리 동전 하나를 찾았다. 한쪽 뺨을 방바닥에 찰싹 붙이고 동전을 꺼냈다. 동전에게 한마디 하고 싶었다. "뒤지게 찾았구먼. 빨리 빨리 기어 나와야지. 뒤지고 싶냐".하고 말이다. .. 2012. 10. 31. 이전 1 ··· 11 12 13 14 15 16 17 ··· 2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