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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독서노트(85)매거진 B 영국 잡지 <MONOCLE> 편 "종이 잡지를 읽지 않는다면 당신이 뭘 보는지 남이 알 수 없다."-타일러 브륄레- 매거진 B를 즐겨본다. 하나의 브랜드를 심도있게 다루는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2017년 10월호가 다룬 브랜드는 런던 기반의 월간잡지 이다. MONOCLE은 종이잡지가 쇠퇴해가는 시점에서 고급 잡지 전략을 내세우며 10여년의 세월동안 꾸준한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다. 세계 각지에 현지 통신원을 두고 정치, 사회, 문화, 글로벌 뉴스를 직접 취재해 잡지 콘텐츠를 구성한다. "사람들이 시간을 보내고 싶은 분위기, 자신들이 판매하는 제품에 대해 열의를 가진 직원들, 그리고 적절한 위치에 잡지나 신문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면 사람들은 기꺼이 돈을 쓰고 물건을 살 것입니다. 저희는 여러 면에서 럭셔리 브랜드처럼 움직이고 있.. 2017. 12. 31.
2017 독서노트(84) 달리 DALI 명작 400선 학창시절 미술시간에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을 본 적이 있다. 실사화를 주로 그렸던 시기에 그림을 이렇게 그릴 수도 있구나하는 신선한 충격을 받은 기억이 난다. 은 달리의 고향 바닷가 마을을 배경으로 삼았는데, 그의 무의식이 반영된 그림이란다. 달리가 카망베르 치즈를 먹다가 영감을 얻어 흐물흐물거리는 시계를 그렸다고도 전해진다. 달리는 성불능과 죄의식의 심상을 활용했다. 그는 꼿꼿하게 서지 못하고 흐물거리는 모든 것-물러버린 까망베르 치즈, 가우디의 석조 건축, 목발로 떠받친 멜론 모양의 둥근 살덩어리, 흐물흐물한 시계, 달걀 프라이, 용해되는 머리 등등-을 좋아했다. -로버트 휴즈의 서문 중에서- 뉴욕 현대미술관이 소장한 이 작품을 보고 있으면 달리의 천재적인 상상력에 감탄하고야 만다. 마로니에북스에서 만.. 2017. 12. 30.
2017 독서노트(83) 잡지<볼드저널> 아버지가 물려 준 유산 편 무심코 집어든 잡지. 특이한 컨셉의 잡지를 좋아한다. 일곱번째 이야기는 아버지가 물려준 유산이다. 잡지 뒷표지에 쓰인 글귀를 읽고 구매를 결정했다. 기대이상의 잡지다. "이번 호 은 윗세대 아버지로부터 우리에게 전해진 유무형의 유산을 탐구합니다. 부와 재산을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가업, 취향, 가풍, 소통 습관 등 기꺼아 대물림하고 싶은 가치, 반대로 대물림을 끊어내고 싶은 낡은 관습까지, 이전 아버지 세대의 공과 실을 다정한 목소리로 아우려고 합니다. 나의 아버지 세대에서 나의 자녀 세대로 건너갈 유산의 새로운 챕터를 써 내려갑니다."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난다. 잡지속에는 가업을 물려주고 이어받는 아버지와 딸,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가 다정한 목소리로 펼쳐진다. 61년째 이어오고 있는 속초 동아서점의.. 2017. 12. 30.
2017 독서노트(82) 여성 디자이너 정책연구 모임 WOO 책제목은 없지만(?), 책 표지가 감각적이어서 호기심이 든 책. 책표지를 자세히 보면 제목이 눈에 들어온다. 'WOOWHO'. 홍익대 근처 독립서점 추천도서다. 이 책은 2017년 5월 20일에 열린 여성 디자이너 정책 연구 모임 WOO의 첫번째 대외행사 'WOOWHO'에서 발표된 이야기를 담고있다. WOO는 여성디자이너들이 일과 삶에서 온전히 자신의 역량을 펼치며 살아갈 방법을 모색하고자 탄생한 모임이라고 한다. 평소 디자이너의 세계는 생소했던터라 이 책을 흥미롭게 읽었다. 단순히 디자이너의 세계를 담은 게 아니라, 불평등과 성폭력, 성희롱에 노출된 여성 디자이너의 고충이 생생하게 담겨있는 책이다. 남성 디자이너에 비해 주류에 끼지 못하고 소외받는 여성 디자이너의 현실을 과감없이 밝히고 있다. "단톡방.. 2017. 12. 30.
2017 독서노트(81)2018 20대 트렌드 리포트, 아재의 뇌가 말랑말랑 2018 20대 트렌드 리포트. 30대가 되니 의무적으로 읽어야할 것 같은, 이 느낌적인 느낌은 무엇일까. 점점 멀어져가는, 안개처럼 사라져가는, 담배연기처럼 흩어져버리는 시간을 붙잡고 싶은 찰나. 이 책을 펼쳐들었지. 수박바를 좋아하는가? 본인의 취양대로 새로운 조리법으로 즐기는 사람을 '모디슈머'라 부른단다. 수박바의 초록색 부분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어느 모디슈머의 제안에 따라, 초록색이 많은 수박바가 출시되었다. 결과는 선풍적인 인기. 물론 30대 아재인 나는 이게 나온지도 몰랐다. ㅋㅋ. 이거 끌린다. 휴식 마케팅. 여의도 CGV는 점심 시간에 푹신한 시트가 놓인 프리미엄관에서 90분간 잠 잘 수 있는 '시에스타 서비스'를 제공한단다. 이런게 있었어? 내가 다니는 직장 꼭대기에도 이런 극장이 .. 2017. 12. 29.
2017 독서노트(80) 황현산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 황현산의 산문집. 이 책을 조금만 읽다가 덮어두었거나, 다시 읽는 것을 까먹은 모양이다. 내가 연필로 밑줄 그어놓은 부분. 무릎을 탁 치게 되는 에피소드다. 그렇지. 그래 그렇지. 독백하면서. 어머니가 전자오락에 빠져 있는 아들을 앞에 앉히고 타이른다. 오락의 폐해를 조목조목 늘어놓고 나서 아이를 설득하는 말이 그럴듯하다. "공부보다 더 재미있는 오락은 없다. 너는 갈수록 규칙이 복잡하고 쉽게 끝나지 않는 오락을 찾는데, 공부가 그렇지 않냐? 갈수록 수준이 높아지고 평생을 해도 끝나지 않고." 다소곳이 듣던 아이가 대답한다. "저도 그건 알아요. 그러나 다른 점도 있어요. 오락은 이기건 지건 판이 끝나면 다시 시작할 수 있지만, 공부는 그럴 수 없으니 아득해요." 대단한 말이다. 아이는 오락과 공부의 차.. 2017. 12. 28.
2017 독서노트(79)송명선의 <힙합하다>, 유명래퍼들에게 힙합이란 '쇼미더머니'가 한창 인기였을때, 대리 만족을 느꼈다. 입술과 혀를 넘어 쏟아져 나오는 랩가사들을 들으며 속이 뻥 뚫렸다. 귀에 딱딱 때려박히는 비트. 래퍼들의 인생사가 담긴 가사들까지. 가슴에 내리 꽂히는 찬란한 라임. 그들은 왜 래퍼가 된 것일까. 궁금했다. 힙합은 그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송명선의 책를 읽으면 그런 궁금증이 어느 정도 해소된다. 래퍼들이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읊조리는듯한 책이다. 제가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보면 되게 성공할 수 없고 안 좋은 스펙을 가진 인물이에요. 혼혈이지, 학교 안 다녔지, 키 작지, 피부 까맣지, 문신 많지, 고분고분하지도 않지, 고집 있지, 모든 걸 다 가졌어요. 한국 사람들이 되게 싫어하는 이미지인데, 힙합이 저를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사람으로 만들어 줬어.. 2017. 12. 28.
2017 독서노트(78)신영복의 담론, 마지막 강의 내 마음 갈 곳을 잃었을 때 책을 읽는다. 펜을 준비한다. 신영복의 . 빨간 줄을 그어 놓은 문장들이 있다. 읽는 순간 나도 모르게 펜을 갖다대고야 마는 구절. 뭔가 가슴으로 느끼는 게 있어서일듯. 책 100권을 대충대충 리뷰하자는 목표를 세웠으나 2017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쉽지 않다. 대충 대충 리뷰를 남기니 편하다. 독후감이 숙제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신영복의 을 밑줄 그었다. 추운 겨울 날, 방안에 움크려 그의 글을 곱씹는다. "알튀세르의 비유가 신랄합니다. "히말라야 높은 설산에 사는 토끼가 가장 조심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가?" 동상이 아니었습니다. "평지에 사는 코끼리가 자기가 크다고 착각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을 부려서 하는 일이 자기의 능력이라고 착각하면 안됩니다. 사람과.. 2017. 12. 28.
2017 독서노트(77)제주한국지역 도서전 기념도서, 이 구절! "동차기 서차기 책도 잘도 하우다예" 제주한국지역 도서전 기념도서. 책 한권이 집에 있다. 무심코 집어들어 펼쳤더니 취재 및 제작 기준이 나온다. 그 자신의 삶이 도서관이고 박물관인 노인들의 삶을 존중할 것순 전라도말을 귀하게 받자올 것개발보다 보존의 편에 설 것인간과 생태계 전체의 온 생명의 목소리를 동등하게 받아들일 것장애인 여성 어린이 등 소수자들의 의견에 귀 기울일 것이 땅의 이른바 '또라이들'의 대변인이 될 것들에서 바다에서 일하는 이들의 삶을 으뜸으로 받들 것전라도 안에 취재의 근거를 두되 반드시 전라도를 넘어서 보편타당한 이야기를 할 것단지 박제된 과거의 향수가 아니라 오래된 미래를 이야기할 것-19쪽, 황풍년, 월간 전라도닷컴 편집장의 글- 책을 넘기자 생소한 잡지이름이 쏟아져 나온다. 동.. 2017. 12.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