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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독서노트(21)뉴필로소퍼, 생활철학잡지 페이스북 뉴스피드를 훑어보다 관심있는 잡지를 발견했다. 생활철학잡지를 표방하는 창간호다. YES24에서 바로 주문했다. '너무 많은 접속의 시대'라는 부제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우리는 너무 많은 접속과 온라인 관계에 노출되어 있지. 이런 생각을 하며 잡지를 펼쳤다. 는 2013년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창간된 잡지인데, 소비주의와 기술만능주의가 지배하는 현대 사회에서 "보다 충실한 삶'을 찾겠다는 목표로 기획됐단다. 매호마다 철학적인 주제를 가지고 독자들을 만난다. 페이크 뉴스, 실존주의적 만화, 우리는 결국 만나지 못했다, 너무 많은 소통, 무지를 인정하는 지식인, 가상 인물과의 사랑, 커뮤니케이션…. 인문학적인 성찰이 가득한 글들이 사색에 잠기게 한다. 그중 우리가 무척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었다. .. 2018. 1. 28.
2018 독서노트(20) 못다 한 사랑이 너무 많아서, 황인숙 시집 시집을 읽는 일은 낯선 골목길을 헤매는 것과 같다. 그러다 마주친 예쁜 카페, 맛있는 음식점, 책방, 사람풍경…. 뜻밖의 발견과 소소한 삶의 풍경과 마주친다. 그 날의 감정과 하늘 색깔과 자취방의 상태와, 싱크대의 얼룩과, 어질러진 양말과, 내일 할일을 생각하다가. 그러다가 복잡해진 마음 상태에 따라 끌리는 시가 다르다. 그날 어떤 기분이냐에 따라 시는 아주 다르게 마음을 헤짚는다. 황인숙 시집를 서울 독립책방'고요서사'에서 샀다. 아주 자그마한 책방 한 구석에 다소곳이 누워있던 시집 한 권. 일요일을 풍족하게 해준다. 걱정많은 날, 딱 내 마음 그대로인 시 제목. 꼭 내가 하고싶은 걸 써놓은 시. 그래서 내 마음을 위로해 주는 시. 두둥실 두둥실 하늘로 떠오르고 싶어라. 걱정 많은 날, 황인숙 옥상에 .. 2018. 1. 28.
2018 독서노트(19) 무계획 서울 탐방, 꼴리는대로, 끌리는대로 가끔 한 도시를 훑는다. 책의 목차와 중요 부분만 빠르게 훑듯이. 어느날은 서울로 정했다. 말없이 혼자서. 아무에게도 연락을 하지 않는다. 나의 행방은 나 조차 모른다. 온전히 나 자신을 위해서 쓰는 시간이다. 그냥 끌리는대로, 꼴리는대로 싸돌아다닌다. 가끔 각자에게 이런 시간과 일상이 선물처럼 필요하다. 마음이 허해서 무언가를 자꾸 체할 때까지 채워넣으려고 하는지도 모른다. 이날도 정말 계획없이 꼴리는대 KTX를 탔다. 그냥 기차를 타면 잡념이 사라지고, 창밖 풍경이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것 같다. 날이 무척 추워서 그냥 집에 있을 걸 하고 후회하기도 했다. 그래도 싸돌다녀야 뭐라도 남는다는 생각으로. 걷는다. 지하철을 탄다. 택시를 탄다. 도시를 여행한다. 나의 동선. 하루만에 여러 전시를 돌아다녔다... 2018. 1. 27.
2018 독서노트(18)시를 읽는 오후, 도로시 파커 책을 물흐르듯이 고른다. 어떤 책을 읽으면 글쓴이에 대한 관심이 생긴다. 최영미 시인의 시집를 읽고 작가의 다음이야기가 궁금했다. 그녀가 책를 내놨다. 생의 길목에서 만난 마흔 네편의 시가 담겨있다. 한번쯤 들어본 외국 시인의 시를 소개하고 있다. 유명 외국시인의 시를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었다. 원문으로 읽지 못하고, 한글 번역본을 읽는데도 가슴에 사무쳤다. 시인은 국적을 막론하고 사람의 가슴을 두드리는 신비한 힘을 지녔다. 아일랜드 태생의 서정시인 토마스 무어. 우울증과 자살기도로 평탄치 삶을 살았던 여류 시인 도로시 파커. 이 두시인이 쓴 시가 마음을 울리고, 때로는 서글프게 만든다. 삶의 진실을 꿰뚫어 본 듯 한 시구가 강렬하다. 마지막 여름 장미 / 토마스 무어(1779~1852) 마지막 여름 .. 2018. 1. 27.
2018 독서노트(17)문학동네시인선100 기념티저 시집 "너의 아름다움이 온통 글이 될까봐." 문학동네시인선100 기념티저 시집이 나왔다. 컴백을 앞둔 아이돌 가수들이 티져영상을 내놓으면서 복귀를 알리듯이, 문학동네는 앞으로 소개할 시인들을 모아 시집 한권으로 펴냈다. 시집은 적당한 크기와 높이, 깊이, 가벼운 무게를 지니고 있어서 좋다. 어려운 전공서적처럼 두껍지도 않고, 백과사전처럼 무겁지도 않다. 가방속에 많은 자리를 차지하지 않으면서, 넓은 언어의 바다를 품고 있다. 가르치려들자도 않고, 머리아픈 수학공식도 없다. 다만 천천히 음미하며 스며들게 할 뿐이다. 스스로를 뽐내지 않고, 그저 말을 건다. 행간의 침묵은 많은 생각이 깃들게 한다. 시집은 삶을 연주하는 거대한 오케스트라단을 이끌고 있는 것 같다. 이 시집에는 시인마다 1편의 시와 1편의 산문을 .. 2018. 1. 14.
2018 독서노트(16)한국의 전통문양 임영주의 책. 학, 거북이, 용, 백호, 까치, 잉어 …. 우리나라의 전통문양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장수와 길함, 상서로움을 담고 있는 우리 전통문양들을 넣어 도자기, 연적, 화병 등 다양한 예술작품으로 승화시켰던 선조들의 솜씨. 존경스럽다. 아름답다. 잠은 오고, 벌써 일요일인 밤. 그냥 책속에 나온 전통문양 사진을 몇 장 남겨본다. 참 예쁘고, 앙증맞고, 화려하고, 아름답고, 흐뭇하다. 2018. 1. 14.
2018 독서노트(15) 서른, 잔치는 끝났다 이렇게 와닿는 제목이 있을까. 최영미 시인의 시집. 나는 잔치가 끝난 줄 모르고 있었다. 시을 어디서 많이 봤다했더니 작가의 시였다. 자취하면서 순대국밥을 즐겨먹는 나는 이 시에 격하게 공감했지. 시인은 시를 쓰는 게 아니라. 시를 정성껏 차려준다. 우리들에게 풍성한 음식이 가득한 밥상인냥. 그걸 받아든 나는 고시원 방바닥에 앉아 찬밥을 캄캄한 목구멍으로 밀어넣을 때처럼 울컥하며 시를 삼킨다. 뜨거운 순대국밥을 먹어본 사람은 알지혼자라는 건실비집 식탁에 둘러앉은 굶주린 사내들과 눈을 마주치지않고 식사를 끝내는 것만큼 힘든 노동이지 고개숙이고순대국밥을 먹어본 사람은 알지들키지 않게 고독을 넘기는 법을소리를 내면 안돼수저를 떨어뜨려도 안돼 서둘러순대국밥을 먹어본 사람은 알지허기질수록 달래가며 삼켜야 해체하지.. 2018. 1. 11.
2018 독서노트(14)앙드레 케르테스, 길 잃은 구름 1937 길 잃은 구름, 뉴욕(1937) 케르테스가 분류 목적으로 붙이는 캡션(날짜, 장소, 이름 등)이에외 자기 작품에 이런 식의 적당한 제목을 붙이는 일은 흔치 않았다. '길 잃은'일나느 말이 구름에 개인적이고 감정적인 차원을 부여한다. 이 사진은 몽파르나스의 예술적인 우애로부터 멀어지고, 직업적으로 시달리고, 자신의 뿌리로부터 단절되는 등, 케르테스 자신이 겪고 있는 혼돈에 대한 알레고리로 볼 수도 있다.-열화당 사진문고 앙드레 케르테스 편에서 발췌- 사진작가 앙드레 케르테스(1894-1985)의 작품중에서 유독 저 이 끌리는 까닭은 무엇일까. 아마도 살면서 몇 번 마주치는 저 구름과 같은 상태때문이리라. 건물에 막혀 나아가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을 주지만, 결국 저 구름은 흘러갈 것이다. 아니면 우주로 훌훌.. 2018. 1. 9.
2018 독서노트(13)잡지 beouk 부엌, 느린 빵에 대하여 비닐로 덮힌 새 잡지를 뜯을 때 나는 냄새. 와인병을 딸 때의 와인향만큼이나 은은하게 콧구멍을 휩싸고 돈다. 요새 별별 잡지를 다 읽는다. 이번에 읽은 잡지는 'beouk(부엌)'이다. 주제는 'SLOW BREAD'. 슬로우 브레드. 느리지만 신선한 재료로 직접 만들어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눠 먹으며 삶의 소소한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빵. 그런 빵이란 생각이 들었다. 나는 물론 나의 배고픔을 해결하기위해 빵을 먹는다. ^^; 내가 빵을 즐겨먹기 때문에 이 주제보고 냉큼 집어든 잡지다. 잡지를 보면서 느낀 점은 참 생활공간이 예술적이고 심플하다는데에 있다. 역시나 내 방을 한바퀴 둘러보자니 여기는 침대가 있는 쓰레기장이더라. 어쨌든 잡지을 읽어본다. 이 잡지때문에 아침에 뜨레주레에 갔다. 피자 빵하고 우유를.. 2018. 1. 7.